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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노출에 취약계층 인지력 저하 빨라"/미 성인 66% “본인·가족 중독 경험”

박현경 기자 입력 08.16.2023 10:01 AM 조회 2,012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폭염 현상이 크게 증가하는 가운데 폭염에 많이 노출될수록 사회 취약계층의 인지력이 부유층 등보다 더 빠르게 저하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전국 성인 3분의 2가량은 자신이나 가족이 알코올 또는 약물에 중독됐거나, 그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조사 결과도 알아봅니다.

박현경 기자!

1. 이곳 LA지역도 더운 날씨를 보이는 등 곳곳마다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폭염 현상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폭염에 많이 노출될수록 노인과 저소득층 등 사회 취약계층의 인지력이 부유층 등보다 더 빠르게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죠?

네, 한국과 미국에서 공동으로 진행해 더욱 주목되는 연구에서 그처럼 나타났습니다.

미국에서는 뉴욕대 세계공중보건대학원 최은영 박사와 버지니아 장 교수가, 그리고 한국에서는 성균관대 이해나 교수팀이 연구했습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52살 이상 주민 9천5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 12년 동안 폭염 노출과 인지기능 변화 등을 분석했구요.

그리고 오늘(16일) 의학저널 '전염병학 및 공중위생 저널'에 그 연구 결과를 실었습니다.



2. 이번 연구는 더위가 인지기능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알아본 것이네요?

네, 맞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진행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는데요.

폭염은 미국에서 날씨로 인한 주요 사망 원인으로 꼽힙니다.

심지어 허리케인과 토네이도 그리고 번개를 합친 것보다 사망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구요.

노인과 어린이는 특히 열 질환에 약한 편입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연구는 폭염에 노출되는게 인지 기능을 훼손할 가능성을 시사하긴 하지만, 더위가 인지기능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은 알려진 게 적어 연구를 하게 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그렇게 연구팀은 미시간대 사회연구소가 지난 2006~2018년까지 52살 이상 전국 성인 9천5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 은퇴 연구 데이터를 같은 기간 발생한 폭염 데이터와 병합해 분석해봤구요.

또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데이터를 통해 참가자들의 누적 폭염 노출량을 계산하고 같은 기간 이들의 인지 기능 변화와 거주지역의 사회경제적 지표도 조사했다고 하는데요.

그 결과 폭염에 많이 노출될수록 가난한 지역 거주자의 인지 능력이 부유한 지역 거주자들보다 더 빨리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폭염 노출로 인한 인지 기능 저하는 인종별로 봤을 때 흑인 노인층이 백인이나 히스패닉 노인층보다 더 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3. 이게 폭염에 장기간 노출됐을 때 영향을 알아본 것이죠?

네, 버지니아 장 교수는 그 부분을 짚었습니다.

인기 기능 저하가 한 번의 폭염으로는 나타나지 않을 수 있지만 폭염에 반복적으로 또는 장기간 노출되면 해로울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폭염 노출이 누적되면 뇌에서 세포 손상, 염증, 산화 스트레스 등 인지 능력을 소진할 수 있는 현상들이 촉발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흑인 노인층의 인지력 저하가 더 큰 것에 대해서는 "이들이 살아오면서 구조적인 인종 차별을 비롯한 기타 차별적 정책 등으로 제도적인 불이익을 겪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모든 것이 인지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4. 즉, 연구 결과는 폭염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는 것에 있어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좀더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군요?

네, 최은영 박사는 "이 결과는 폭염에 노출될 경우 취약계층이 더 큰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구요.

그러면서 "기후 변화 맥락에서 회복력 있는 지역사회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위험에 처한 계층을 지원하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해나 교수도 "부유한 지역에는 잘 가꿔진 녹지공간, 에어컨, 무더위 쉼터 같은 게 있는 경우가 많지만, 가난한 지역은 그렇지 못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불우한 지역 거주자들이 겪는 만성 스트레스, 사회적 고립, 인지 건강 전문 서비스 부족 등도 인지 기능 저하 격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따라서 연구팀은 지역 정부와 보건 당국이 폭염에 취약한 주민들을 찾아내고 구체적으로 필요한 사항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고요.

위험에 처한 지역사회를 지원하고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과 방안을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5. 다음 소식입니다. 약물이나 알코올에 중독된 미국인들이 생각보다 더 많은 것으로 보여지는 조사결과가 나왔죠?

네, 마약이나 알코올에 중독된 미국인은 수백만명, 그리고 이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족이나 친구는 수천만 명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충격을 더하고 있습니다.

비영리단체인 카이저가족재단(KFF)은 전국 성인 천3백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11일부터 19일까지 약물 사용 위기와 치료 접근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해 어제 그 결과를 공개했는데요.

그 결과 조사 대상자 전체 66%, 3분의 2 가량이 자신이나 가족이 알코올이나 마약에 중독됐구요.

그로 인해 응급실을 방문 또는 병원에 입원했거나 집을 잃어 노숙생활을 한 경험이 있고 심지어 사망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6. 좀더 구체적으로 조사결과를 살펴보겠습니다. 알코올 또는 마약에 중독된 경험 비율은 각각 얼마로 나왔습니까?

알코올 중독은 참가자의 약 13%였구요.

처방 진통제나 헤로인에 중독을 경험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5% 있었습니다.

그리고 참가자의 54%, 과반은 가족 구성원이 알코올에 중독된 적이 있었다고 밝혔구요.

27%는 가족 구성원이 불법 약물에, 24%는 처방 진통제에 중독됐다고 답했습니다.



7. 요즘 미국에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꼽히는 펜타닐 중독은 어떻습니까?

네, 역시나 펜타닐 등 ‘오피오이드’ 관련 중독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체 참가자의 29%가 처방 진통제, 헤로인과 같은 오피오이드에 중독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중독은 농촌 지역 인구의 42%와 백인 성인의 33%에서 나타났습니다.



8.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죠?

네, 그렇습니다.

가족 가운데 중독이 있는 경우, 절반에도 채 못미치는 수치인 46%만이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인종별로는 그나마 백인들 가운데 치료 받은 비율이 높았습니다.

백인 성인은 51%가 치료를 받은 반면 흑인과 히스패닉계 성인은 35%만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독의 영향을 받은 가족은 대부분은 가족 관계나 정신건가에 있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가족 관계가 손상됐다는 응답 76%, 정신 건강이 손상됐다는 응답 70% 각각 나왔습니다.

또 많은 가족들은 중독된 사랑하는 사람이 위험하고 강력한 약물인 펜타닐을 과다 복용하거나 의도치 않게 사용할까봐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9. 정말 많은 미국인들이 중독을 직접 경험했거나, 가족 등으로 간접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네요?

네, 더군다나 이번 조사는 참가자들이 직접 중독 여부를 응답하는 자가 보고 형식이었어서 중독 양상이 과소평가됐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카이저패밀리재단의 조사 방법론 책임자인 애슐리 커진거는 "중독과 마약 및 알코올 문제에 관해 이야기 할 때 우리는 일반적으로 고립된 사건으로 이야기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문제는 거의 대다수의 미 가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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