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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왕 이어 왕세자빈도 암 투병…"영국 왕실에 전례없는 위기"
연합뉴스
입력 03.25.2024 09:06 AM
조회 102
윌리엄 왕세자·커밀라 왕비 역할 커져…왕실 'SNS 활용 확대' 전망도
"찰스 국왕, 기대보다 느린 암 치료 속도에 좌절감 토로"
지난 1월 복부 수술을 받은 왕세자빈이 공무에 나서지 않으면서 촉발한 각종 루머는 그의 암 투병 공개로 일단락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왕실 핵심 인사 두 사람의 투병으로 '흔들리는' 왕실 상황을 노출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2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이번 왕세자빈의 암 투병 사실 공개는 왕실이 최근 전례 중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앞서 찰스 3세 국왕은 지난 달 5일 암 진단 사실을 공개했다. 왕세자빈은 지난 1월 16일 복부 수술을 받은 뒤 공무에 나서지 않다 '위중설' 등 각종 억측이 제기되자 지난 22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암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라고 직접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국왕과 왕세자빈의 공백을 채우는 역할의 많은 부분은 왕세자가 짊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왕세자는 왕세자빈의 복부 수술 뒤 공식 활동을 하지 않다가 국왕의 암 진단 공개 이후 자선 단체 행사 등에 참석하며 외부 일정을 재개한 바 있다.
다만 왕세자가 당분간은 공식 활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투병 중인 왕세자빈의 회복을 돕고 자녀들을 돌보는 일에 일단은 더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왕세자빈은 22일 자신의 암 진단 사실을 밝히며 "윌리엄과 나는 어린 자녀들을 위해 이를 사적으로 다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며 "무엇보다 조지와 샬럿, 루이에게 모든 걸 설명하고 내가 괜찮을 것이라고 안심시키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CNN은 왕세자 부부가 가족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짚었다.
커밀라 영국 왕비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외신은 커밀라 왕비의 역할에도 주목하고 있다.
국왕의 왕세자 시절부터 내연 관계였던 그는 1997년 다이애나 왕세자빈이 사망한 뒤 2005년 국왕과 재혼한 인물로, 한때 그의 존재 자체가 "왕실의 안정을 위협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평가했다.
하지만 국왕의 즉위와 함께 왕비가 된 그는 남편과 며느리의 투병으로 왕실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안정을 주는 인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 NYT의 분석이다.
영국 왕실 전문가인 애리엔 처녹 보스턴대 부교수는 "지금은 왕족의 인간적인 나약함이 완전히 드러나는 취약한 시기"라며 "커밀라의 배경과 (그로 인해 받은) 훈련이 이런 상황에서 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왕비의 낮은 지지율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여겨진다.
지난해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영국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왕비의 지지율은 41%로 집계됐다.
이는 해리 왕자(27%)보다는 높지만, 국왕(51%), 왕세자(68%), 왕세자빈(63%)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NYT는 커밀라 왕비에 대한 대중의 마음은 복잡하다며 현재 대중은 왕비를 좋아한다기보다 그를 수용하는 정도라고 평가했다.
국왕과 왕세자빈의 부재로 왕실 가족과 대중의 접점이 줄어들게 된 상황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왕실이 소셜미디어 활용을 더 확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찰스 3세 국왕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영국 BBC 방송의 왕실 특파원을 지낸 피터 헌트는 "윌리엄과 케이트만큼 능력이나 호감도를 갖춘 사람이 없어 예전처럼 (대중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왕실은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왕의 조카인 피터 필립스는 호주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왕이 기대보다 느린 암 치료 속도에 좌절감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그는 국왕이 회복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지만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며 그가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할 수 없다는 점에 좌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왕실 가족 구성원이 공개적으로 찰스 국왕의 상태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한 첫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저작권자 © 연합뉴스 -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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