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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차정숙" 김대진 PD "높은 시청률에 깜짝 놀라"

연합뉴스 입력 06.08.2023 09:20 AM 조회 1,701
"7∼8%만 나와도 다행이라 생각…성공 이유는 '공감의 힘'"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 김대진 PD [강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렇게나 많은 분이 저희 드라마를 좋아한 이유가 뭘까,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이유는 결국 공감의 힘이었던 것 같아요."

'닥터 차정숙'을 연출한 김대진 PD는 드라마 첫 방송을 앞둔 지난 4월 13일 제작발표회에서 '두 자릿수 시청률'을 목표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드라마는 최고 18%대 시청률을 기록해 목표를 크게 넘어섰다.

그러나 김 PD는 최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사실 두 자릿수 시청률이 목표라고 말한 건 프로야구팀이 '올 시즌 목표는 우승'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사기를 올리기 위해서 한 말이었다"면서 "내심 7∼8%만 나와도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김 PD는 '닥터 차정숙'이 이만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그 때문에 가슴 졸이는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그는 "하필 '닥터 차정숙' 방송을 앞두고 기라성같은 다른 여배우들이 줄줄이 성공을 거뒀다"며 '슈룹'(2022년)의 김혜수, '일타 스캔들'(2023년)의 전도연, '퀸메이커'(2023년)의 김희애 등을 언급했다.

이어 "하필 이런 시기에 당대 최고 슈퍼스타였던 엄정화 배우(차정숙 역)가 등판하는 드라마가 '삑사리'가 나면 안 되는데, 하고 걱정했다"며 "이제는 마음이 편해졌다"고 웃어 보였다.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 김대진 PD [강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 PD는 드라마의 성공 이유를 "공감의 힘이었던 것 같다"며 "차정숙이 말 한마디로 '빵 터뜨리는' 장면들에서 억눌려온 것들이 발산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의 말처럼 드라마에서 주인공 차정숙은 자신이 죽을 고비를 넘나드는데도 간을 이식해주지 않은 남편에게 따끔하게 일갈하는 등 드라마 곳곳에서 시청자들의 속을 후련하게 만들었다.

김 PD는 배우들에게도 공을 돌렸다. 특히 배우 김병철을 언급하면서 "피아노의 검은 건반처럼 여러 음을 낼 수 있게 해주는 배우"라고 추켜세웠다. 김병철은 극중에서 불륜으로 차정숙의 속을 썩이는 남편 서인호를 연기해 호평을 받았다.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 김대진 PD [강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 PD는 '닥터 차정숙'을 가족끼리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로 연출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불쾌한 소재도 온 가족이 웃으면서 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 때문에 아쉬움도 남았다.

김 PD는 "다른 인물들에 비해 최승희(명세빈 분)의 분량이 적다"며 "승희라는 인물이 시청자에게 불편하게 여겨질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많이 덜어냈다"고 설명했다.

최승희는 대학 시절 남자친구 서인호가 차정숙과 돌연 아이를 갖는 바람에 결별하고 이후 인호와 불륜 관계가 되는 인물이다. 그의 감정을 깊이 다룰수록 불륜을 합리화하는 것으로 비칠 우려가 있어 분량이 많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 PD는 "회당 한두 장면만으로 인물의 서사를 설명해야 했는데, 명세빈 배우가 짧은 분량에도 많은 것을 설명하는 연기를 해줬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 김대진 PD [강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 PD는 연출 경력이 23년에 이른다. 2000년 MBC에 입사해 '다모'(2003년) '제5공화국'(2005년) 등의 조연출을 맡았고, '살맛 납니다'(2009∼2010년) '오늘만 같아라'(2011∼2012년) 등 일일연속극을 주로 연출했다. MBC 퇴사 후에는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돼지의 왕'(2022년)에 이어 '닥터 차정숙'이 두 번째 연출작이다.

"좋은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만큼은 언제나 똑같아요. 트렌드를 쫓기보다도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봐도 창피하지 않고 시대에 동떨어지지 않은 드라마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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