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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난 줄" 섬광에 폭발음까지, 영문도 모른 채 밤새 공포에 떤 강릉 ...軍 보도유예 '논란'

이수정 서울 특파원 입력 10.05.2022 04:30 AM 조회 3,345
[앵커]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한국 군의 대응 사격 과정에서 동해 쪽으로 쏘려고 했던 미사일 한 발이 발사 직후 강릉에 있는 군부대 안으로 떨어졌습니다. 엄청난 소리와 함께 불길과 연기가 치솟았고 그 이유를 모르는 강릉 주민들은 밤새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군 당국이 언론에 보도 유예를 요청했기 때문인데, 혼란만 가중시킨 보도유예 요청이 왜 이뤄졌는지 의문이 남습니다.

[리포트]LA시간 어제 아침 7시쯤, 강릉시 일대에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음과 섬광이 발생하면서 시민들이 화들짝 놀랐습니다.이후에도 엄청난 굉음이 한동안 계속됐습니다.

합참은 '현무-2' 탄도미사일이 발사 직후 기지 안으로 낙탄해 폭발음과 화염이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하지만 강릉시는 군 당국의 어떠한 사전 고지도 없었고, 인근 마을 역시 당일 군 측으로부터 일방적인 해상 사격 안내 문자 한 통만 받았다고 주장합니다.

"추락 사고가 났다", "엄청난 포성이 들린다"는 등 시청자 제보가 잇따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관련 내용이 실시간으로 퍼져나갔습니다.확인에 나선 취재진에게 군 합동참모본부는 '사격 훈련'이라고만 밝히면서, 정확한 확인을 위해 LA시간 어제 오후 3시까지 보도를 늦춰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보도유예 요청은 모든 언론사에 이뤄졌습니다.날이 밝아서야 군 당국은 북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른 한미 대응사격이 진행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미사일 한 발이 비정상적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뒤늦게 해당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지만, 이미 '항공기 추락','미사일 폭발'과 같은 각종 의혹이 퍼져나간 뒤였고 관련 보도를 하지 않은 언론에 대한 항의도 잇따랐습니다.

군 당국이 사고를 숨기려 한 게 아니냔 목소리도 나오는 가운데 군의 보도 유예 요청이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군 관계자는 정확히는 한미 지대지미사일 사격에 대한 보도유예를 요청한 것이라면서, 현장 확인을 거쳐 미사일 낙탄 사실을 알리게 됐다고 해명했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밤새 불안에 떨어야 했던 강릉 주민들.중대한 국가 안보 상황에서 낙탄 사고까지 나면서 국민의 알 권리가 뒷전으로 미뤄졌다는 비판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거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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