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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혼란에 화들짝"…"미국, 영국에 감세정책 철회 압박 모색"

연합뉴스 입력 09.29.2022 10:15 AM 조회 303
달리오 "英 정부 무능 보여줘"…BOE 前부총재 "무모하고 멍청해"
영국 파운드와 미국 달러 지폐


영국 정부의 대규모 감세정책 발표로 세계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하자 미국 행정부가 영국 측에 대해 감세정책의 철회를 압박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재무부 관리들이 최근의 금융시장 변동성과 그 여파 확산 가능성을 우려, 미국이 최대지분을 보유한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해 영국 정부에 압력을 행사하려 한다고 전했다.

실제 통상 선진국 경제정책에 대한 수정 요구를 삼가던 IMF는 이날 이례적으로 영국 감세정책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고 영국의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간 엇박자를 우려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영국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를 피했지만,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를 동시에 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싸우는 게 아니며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계에서는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인플레이션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를 원하지만, 영국 정책은 그렇게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익명의 미국 당국자는 "백악관과 재무부는 세계 경제와 관련해 항상 영국을 포함한 동맹·파트너들과 연락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경제 부처 장관들에게 세계 시장 급변 상황에서 동맹국들의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긴밀히 소통할 것을 지시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현 상황은 리즈 트러스 영국 신임 내각이 지난 23일 이른바 '트러스노믹스'로 불리는 대폭 감세 중심의 예산안을 내놓고 쿼지 콰텡 재무장관이 25일 추가 감세까지 예고하면서 촉발됐다.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물가 상승에 맞서 두 번 연속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린 바로 다음 날 영국 정부가 문제의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정책당국 간 엇박자가 한층 뚜렷해졌다.

이후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하고 국채금리가 급등하자 BOE는 대규모 국채 매입 방침을 밝히며 금융시장 안정을 시도하는 상황이다.

영국 정부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BOE 부총재를 지낸 찰리 빈은 CNN에 감세정책이 "특히 시장 참가자들의 눈에는 무모한 재정정책으로 보인다"며 시장이 영국 정부의 국가재정 관리 능력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CNBC에 따르면 세계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인 레이 달리오도 "(영국의 정책은) 경제를 부양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 경제를 부양하는 것은 생산성"이라면서 "영국 정부가 정책 메커니즘을 이해했을 거라 보며, (그럼에도 그러한 결정을 했을 거란) 부분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 게시물을 통해서도 "어떻게 정책 결정자들이 (채권가격 급락 등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무능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영국 킹스칼리지의 조너선 포르테스 교수는 영국의 적자재정이 지속 불가능하다면서 "불필요하고 해롭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국제신용평가 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분기부터 영국 경기후퇴가 시작됐다며 영국이 이미 4개 분기 동안 이어질 경기후퇴의 한가운데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BOE가 고공행진 중인 물가를 잡기 위해 내년 2월까지 현재 2.25%인 기준금리를 1%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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