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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우희 "강단 있고 집요한 "앵커" 세라, 실제 저와 닮았죠"

연합뉴스 입력 04.13.2022 09:10 AM 조회 964
스릴러 영화 '앵커'서 아나운서 역…"여성 심리 끝까지 표현한 작품"
엄마 역 이혜영과 첫 호흡…"모든 장면이 그림 같아 감탄"
영화 '앵커' 주연 배우 천우희





오는 20일 개봉하는 영화 '앵커'(연출 정지연)의 주인공 세라는 9시 뉴스를 진행하는 스타 아나운서다.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데다 집요하고 강단도 있다. 어머니가 부추긴 탓도 있지만, 살인사건 제보 전화를 받고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직접 현장을 찾아 취재에 나서기까지 한다.

천우희는 13일 화상 인터뷰에서 "다른 부분은 아닌데, 연기에 있어서는 저 역시 꽤 집요하고 끝까지 가려고 한다"며 "그런 점이 세라를 닮았다"고 말했다.

그는 배역을 소화하기 위해 아나운서 교육 과정을 모두 거친 것은 물론, 제스처나 생활 습관도 몸에 익히려 노력했다고 한다. "연습만이 답"이라는 생각에 몇 달간 하루도 빼놓지 않고 리포팅 연습을 하고 뉴스를 매일 같이 들으며 살았다.

세라가 보이는 것과 달리 속은 유약하고 불안에 시달리는 인물인 탓에 내면을 표현하는 연기까지 곁들여야 했다.

천우희는 세라를 "내면이 약하기 때문에 갑옷을 두른 듯 겉으로는 당당한, 아이러니한 인물"이라고 해석했다.

"규격에 맞춰 만들어진 앵커 모습 안에서 요동치는 감정을 표현해내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더 명확하고 직선적으로 연기하려고 했죠. 사건의 순서와 반전이 관객에게 명확하게 전달되려면 세라의 심리를 '기승전결'로 나누고, 마치 그래프를 그리듯 콕콕 집어서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 '앵커' 속 천우희





세라는 대학생 엄마가 아이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취재하며 내재해 있던 불안감이 증폭된다. 유령이 보이기도 하고 유령에게 목이 졸리는 바람에 방송 중 실수를 하기도 한다. 깊이 박힌 트라우마는 점점 더 발톱을 드러내 그를 사정없이 찌른다.

천우희는 "여성의 심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표현한 작품은 오랜만이었다"며 "과연 완주할 수 있을까 도전 의식이 생겼다"고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들었던 때를 회상했다.

영화에선 세라의 엄마 소정(이혜영 분)의 심리 또한 중요하게 다뤄진다.

소정은 세라를 낳는 바람에 경력 단절을 겪었고 이후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에 시달려온 인물이다. 딸에게 자기 자신을 투영해 세라의 성공이 곧 자신의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세라는 그런 엄마에게 연민을 느끼는 한편 미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천우희는 모녀가 서로에게 느낀 감정은 "결국 사랑"이라며 "애정 욕구가 넘쳐서 관계를 뒤틀리게 했지만, 그래도 아주 순수한 사랑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소정은 아이를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불안감도 느꼈을 거예요. 엄마가 된다는 건 너무나 존엄하고 소중하지만 그만큼 두려운 거잖아요. 영화에선 극적으로 표현되기는 했지만, 누구나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이리라 생각합니다."



영화 '앵커' 속 이혜영(좌)과 천우희





그는 영화에서 설정한 모녀 사이를 '연출'해 연기하는 대신, 실제 엄마와 딸 사이처럼 보이려 했다고 강조했다.

천우희는 처음 함께 작품을 하게 된 이혜영과의 호흡을 묻는 말에 "개인적으로 이혜영 선배님을 너무 좋아한다"며 웃었다.

"얼굴 자체가 그냥 연기라고 생각해요. 무얼 하든 하지 않든 얼굴에 모든 서사와 감정이 담겨 있잖아요. 실제로 꼭 뵙고 싶었어요. 카메라에 담긴 장면 하나하나를 보면서, '와 그림이다'라고 감탄만 했습니다."

정신과 의사 인호 역을 맡은 또 다른 '연기 신' 신하균에 대해서도 "촬영장에서 즐겁게 있다가도 연기할 때는 한순간에 몰입하는 프로다운 면이 굉장히 멋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세 배우가 나와서 긴장감을 계속 유지한다는 게 '앵커'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했다.

인호는 최면 전문가로 극의 미스터리함을 유지하고 세라와 소정 사이의 비밀을 밝히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캐릭터다. 그 덕에 관객은 충격적인 결말을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천우희는 엔딩만큼은 "희망적인 이야기"라고 봤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엔딩이 여운이 많이 남았어요. 결국 '앵커'는 한 사람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자기 과거를 인정하고, 앞으로 성장한다는 걸 말하는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파멸하는 게 아니라 다시 탄생하는 거죠."



영화 '앵커' 주연 배우 천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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