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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먹여 살리려".. 미 실종 이주 노동자들 비통한 사연

김나연 기자 입력 03.27.2024 01:39 AM 수정 03.27.2024 01:41 AM 조회 2,571
처참하게 무너진 볼티모어 다리
"나는 여전히 아버지를 기다린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구에서 어제(26일) 발생한 대형 교량 붕괴 사고로 실종된 인부들이 고국의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온 이주 노동자였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실종된 인부 6명과 같은 건설 기업인 '브라우너 빌더스'에서 일했다는 남성 제주스 캠포스는 직장 구성원 상당수가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일하던 이주 노동자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당국은 실종자들 국적을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멕시코 등으로 파악하고 있다.

캠포스는 "우리는 저소득층이며 친척들이 고국에서 우리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며지금 상황을 견디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고 당시 비번이었던 덕에 화를 피했으나, 아침에 일어나 동료의 실종이라는 비극적인 소식을 접하고 망연자실했다.

캠포스는 "비통하다"며 그들은 나의 직장 동료이자 친구들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실종자 가운데 1명인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 올해 40살 미겔 루나의 아들 마빈은 아버지가 살아 있을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마빈은 "아직 아버지의 상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지 않나"라며 우리는 여전히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해안경비대 등은 사고가 발생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실종자 6명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27일 오전까지 수색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다리 위에는 인부 총 8명이 있었고 이 가운데 2명은 앞서 구조됐다.

이민자 단체 등에서도 애도를 표했다.

라틴계 이민자 단체 '카사'의 이사 구스타보 토레스는 루나에 대해 "카사 가족의 오랜 일원"이라며 "이미 비통한 지금 상황에 더 깊은 슬픔이 더해졌다"고 말했다.

'브라우너 빌더스' 부사장 제프리 프리츠커는 다리 붕괴와 관련해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던 사건"이라며사측은 참담한 심정이고 가족들은 괴로워하고 있으며 이것은 끔찍한 비극이라고 WP와 전화 인터뷰에서 말했다.

볼티모어에서 이민자 커뮤니티에 도움을 제공하는 비영리 단체 '위 알 카사'는 루나가 엘살바도르 출신이 맞는다고 확인했다. 

엘살바도르 대사관 등은 아직 관련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과테말라 외무부는 실종자 가운데 26세, 35세 남성 2명이 자국민이라고 밝혔다.

미 주재 멕시코 대사관 측도 실종자 일부가 자국민이라고 발표했으나,정확히 몇 명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온두라스 대사관은 이와 관련한 질의에 아직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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