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 입력폼

틱톡 금지하면.. "다른 중국앱까지 차단 확대 가능성"

김나연 기자 입력 03.27.2023 12:39 AM 조회 1,891
미 의회가 중국 바이트댄스의 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틱톡을 시작으로 다른 중국 애플리케이션은 물론다른 국가의 앱까지 국내에서 차단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어제(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틱톡에 대한 미국의 금지 조치가 중국의 다른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나아가 전 세계 국가들을 미국의 동맹과 중국 앱을 받아들이는 국가들로 양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관련 법안에 따르면 틱톡뿐 아니라 앞으로 바이트댄스의 동영상 편집 앱 '캡컷'과 중국의 온라인 패스트패션 브랜드 쉬인(Shein), 중국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의 미 쇼핑몰 테무(Temu), 결제 앱인 알리페이와 메시지 앱인 위챗 등도 금지될 수 있다고 WSJ은 관측했다. 

미 의회에서는 최근 틱톡을 금지하는 법안이 여러 개 발의됐다. 

그중에서도 가장 탄력을 받는 법안은 마크 워너 상원의원과 존 슌 의원이 발의한 것으로, 워너 의원은 양당 의원 10명의 법안 지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미 상무부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면 틱톡을 금지할 수 있다. 

현재 미 의회의 관심은 틱톡에 집중돼 있으나, 만약 워너-슌 법안이 통과된다면 미 행정부가 금지할 수 있는 영역은 훨씬 넓어지게 된다. 

이 법안은 틱톡뿐 아니라 인공위성, 인공지능(AI), 전자상거래,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등 12개의 광범위한 기술 범주에 대해 행정부가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글렌 거스텔 전 미국 국가안보국(NSA) 법률 자문은 이 법안은 중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워너-슌 법안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틱톡이나 다른 앱이 미국 전역에서 금지해야 할 정도의 위협인지를 판단하게 된다. 

아울러 미 동맹국들은 미 정보기관의 판단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유럽·호주·일본과 미주 대륙의 미국 외 국가들까지 이 같은 금지 조치를 따라 할 가능성이 있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도 중국 공산당의 '기술 촉수'로부터 미국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단 중국이 오랜 기간 미국 등 외국의 앱을 자국에서 금지해왔기 때문에 미국의 틱톡 금지 조치가 중국의 선례를 따르는 것뿐이라는 반론도 가능하다. 

WSJ은 틱톡 금지를 둘러싼 일이 개인정보와 사이버 보안의 문제가 아니라 미중 간 심화하는 신냉전과 더 관련이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지도자들은 중국이 더 부유한 국가가 되기 위해 제조업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서비스·AI 부문에서도 선두를 차지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전 세계에서 18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틱톡은 세계 시장에서 중국 정보기술(IT) 서비스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한 사례라는 것이다. 

백악관 실무진 출신으로 깃허브의 글로벌 확장 담당 책임자인 케빈 쉬는 중국 정보기술(IT)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는 틱톡의 성공, 중국 앱·서비스가 미국에서 경쟁자들과 맞설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만약 워너-슌 법안이 통과되면 모든 것이 바뀔 것이라며 창업자와 기업가들은 이런 현실을 인식하고 중국 외의 다른 해외 시장에서 확장을 계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 0
0/300
※ 이 댓글에 대한 법적 책임은 작성자에게 귀속됩니다.
  •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