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부상을 털고 메이저리그 2년차 시즌을 준비하는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스프링 트레이닝부터 의심의 눈초리를 걷어야 할 것 같다. 첫 해 부상으로 조기 마감한 가운데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한 만큼 보여줘야 할 게 많은 시즌이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의 스프링 트레이닝 기간 3가지 물음표 중 하나로 이정후를 다뤘다. 지난해 5월13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왼쪽 어깨 관절와순 손상으로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된 이정후는 8개월 재활을 거쳐 이번 스프링 트레이닝부터 본격 가동된다.
기사를 쓴 샌프란시스코 담당 앤드류 배걸리 기자는 ‘이정후는 보조형 선수인가, 아니면 스타가 될 선수인가?’라는 소제목 아래 ‘샌프란시스코는 2023년 12월에 6년 1억1300만 달러에 계약한 이정후를 후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KBO 선수 중 가장 큰 금액을 보장받은 선수다. 구단 관계자들은 26세의 이 컨택 천재가 키움 히어로즈에서 7시즌 통산 타율 3할4푼을 기록한 뒤 메이저리그 첫 해 적응기를 보낼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불행하게도 외야 펜스와 충돌 사고로 왼쪽 어깨가 탈구되는 부상을 입었고, 37경기 만에 메이저리그 첫 시즌이 끝났지만 코치와 팀 동료들은 지난 시즌 이정후의 경기력이 매주 꾸준히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주전 중견수이자 1번 타자 역할을 다시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도 주전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배걸리 기자는 이정후에 대한 의심을 표했다. 그는 ‘극단적인 컨택 히터가 오늘날 야구에서 장타가 가끔 나오는 타격을 보완할 수 없다면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라고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요즘 메이저리그는 소위 말하는 ‘똑딱이’ 유형 교타자들이 인정받기 어려운 시대다. 과거에 비해 타율, 단타의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자주 출루하고, 장타 많이 치는 타자들이 세이버 메트릭스에서 고평가받는 시대로 이정후 같은 타자들이 저평가되는 부분이 있다.
장타를 늘릴 수 없다면 극강의 컨택과 함께 다른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배걸리 기자는 ‘이정후가 생산적인 베이스 스털러로 변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계속 필드에 있을 수 있을까?’라며 부상 없이 꾸준하게 경기에 출장해 주루에서도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논조를 펼쳤다.

이정후는 지난해 스프린트 스피드가 초당 28.4피트(약 8.65m)로 메이저리그 상위 14% 수준이었다. 빠른 발을 지녔지만 도루는 단 2개밖에 성공하지 못했고, 실패가 3개로 성공률은 너무 낮았다. 극단적인 컨택 히터로서 빠른 발을 더 살려야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배걸리 기자는 ‘이정후가 솔리드한 스프링 트레이닝을 보내면 희망과 열정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샌프란시스코가 이 두 가지 요소를 충분히 갖추지 못하면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거나 야구장을 가득 채울 수 없을 것이다’며 이정후의 활약이 올해 팀 성적과 흥행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지 언론의 장밋빛 기대와 희망으로 가득했던 첫 해에 비해 2년차 시즌은 의심과 물음표가 붙기 시작했다. 냉정한 평가와 우려를 불식시키는 방법은 오로지 성적. 이정후가 실력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그 첫걸음이 바로 스프링 트레이닝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오는 18일부터 풀스쿼드로 스프링 트레이닝이 시작되고, 23일부터 시범경기 일정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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