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경기는 예정보다 1시간 55분이나 지연된 현지시간 오후 8시 35분에 시작됐다.
수천마리의 벌떼가 홈 플레이트 뒤쪽 백스톱 위 보호망에 진을 친 바람에 경기할 수 없었다.
일간지 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의 보도를 보면, 홈 팀인 애리조나 구단은 경기 시작을 늦추기로 한 뒤 벌을 쫓아낼 전문가를 급히 찾았다.
피닉스 지역에 기반을 둔 방역회사 매니저인 맷 힐튼은 체이스 필드에서 차로 45분 떨어진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서 아들과 함께 티볼을 하다가 애리조나 구단의 비상 전화를 받고 가족에게 사과한 뒤 서둘러 트럭을 몰았다.
야구장 도착 후 힐튼은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리프트를 탄 채 그물에 있던 벌떼에 스프레이를 뿌려 퇴치했다.
경기 시작을 기다리던 2만여 관중은 힐튼에게 기립박수를 보냈고, 힐튼은 퇴치 작업이 끝나자 양팔을 하늘로 올려 더 큰 호응을 유도했다.
본업을 마친 힐튼은 애리조나 구단의 요청으로 마운드에 올라 시구도 했다. 경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해 준 영웅을 예우한 셈이다.
애리조나주에서는 봄철에 종종 벌떼 소동이 일어난다. 체이스 필드는 여닫을 수 있는 개폐형 지붕을 갖췄고, 이날에는 지붕을 열어 둔 상태여서 벌들이 맘껏 구장을 돌아다녔다고 AP 통신은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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