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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구입 망설이는 이유, 공용 충전기 문제..CA주 당국의 허술한 감독 탓"

박현경 기자 입력 01.24.2024 10:05 AM 수정 01.25.2024 04:02 AM 조회 5,758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입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공공 충전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공용 전기차 충전소 등 인프라 문제는  CA주 당국의 허술한 감독과 운영 시스템 탓이 크다고 LA타임스가 오늘(24일) 아침 지적했습니다.

박현경 기자!

1. 전기자동차 구입을 망설이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충전 때문일텐데요. 그 중에서도 충전소 때문인 경우가 상당하죠?

네, 그렇습니다.

그런 이유로 전기차를 사려다가 마음을 바꾼 한 남성의 스토리를 들여다보겠습니다.

북가주 오클랜드에 거주하는 더그 맥쿤(Doug McCune)씨는 포드의 전기자동차 머스탱 Mach-E를 구입하려 서류 작업까지 다 마친 상태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싸인만 하면 됐는데요.

그런데 공용 전기차 충전소들에 대한 안좋은 얘기를 들었던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포드에서 전기차를 빌려 실제로 충전소 몇 군데를 돌아다니며 시험을 해본 뒤 결국 마음을 바꿨습니다.



2. 마음을 바꿨다는 것은 끝내 전기차를 구입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죠? 충전소가 어땠길래 그런 겁니까?

충전소에 충전기 4개 중 단 하나만 작동했구요.

나머지 3개는 고장나 있었습니다.

그렇게 여러개가 망가져있다 보니까 제대로 작동하는 충전기를 찾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하구요.

그럼 그 작동하는 충전기 한대에 차량들이 몰리게 될 수 밖에 없지 않습니까?!

결국 대기줄이 없는 충전기는 없었다고 합니다.

맥쿤씨는 만약 충전만 더 편안하게 할 수 있었더라면 Mach-E 전기차를 샀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그렇지 않아 전기차 대신 볼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를 샀습니다.

맥쿤씨 스토리는 오늘(24일) 아침 LA타임스에 실렸습니다.



3. 이처럼 전기차 충전 시스템에 대해 아직 만족하지 못하고 전기차를 살 때 걱정하는건 맥쿤씨 뿐만이 아니죠?

네,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전기차 사기 전에, 공용 충전소 상황 때문에 망설인다는 건 물론이구요.

이미 전기차를 구입한 소유주들까지도 공용 충전소의 나쁜 평가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하는 편입니다.

실제로 공용 전기차 충전소 상황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잘 보여주는 조사결과를 찾아볼 수 있는데요.

UC버클리와 데이터 업체 J.D. 파워의 조사에 따르면 ChargePoint, Electrify America, Blink, EVgo를 포함하는 전기차 충전 회사들에서 운영하는  충전소들의 전체 서비스 시간 20~30%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 이런 전기차 충전소 문제에 대해 CA주정부의 잘못을 꼬집는 목소리도 높죠?

네, 적어도 일정 부분에는 분명 책임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정부는 충전 회사들에 10억 달러 상당의 보조금, 그랜트, 그 밖의 지원을 제공했구요.

앞으로 추가로 수십억 달러를 더 나눠줄 예정인데요.

그렇게 막대한 돈을 주면서 CA주정부는 충전 회사들에 수행 평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규정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었습니다.

CA주 에너지 위원회에 속한 커미셔너 5명 가운데 1명인 패티 모나한은 우리는 세상에 충전기를 내놓으려 하고 있었고 배워가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는데요.

결국 보조금과 그랜트 계약에는 낮은 신뢰도에 대한 재정적 처벌은 포함되지 않았고, 단속할만한 장치도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5. CA주가 오는 2035년까지 신차로 내연차량 판매를 금지하고, CA주에서 판매되는 모든 승용차와 경트럭 신차를 100% 무공해 차량으로 전환할 계획인데요. 충전 문제가 지금과 같이 이어진다면 이런 목표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지적이죠?

네, 지난 2020년 개빈 뉴섬 주지사가 탄소 중립 경제를 실현하고자 그런 발표를 했죠.

그럴려면 자연스럽게 신차에 대한 전기차 같은 친환경 차량 비중이 점차 늘어나야 하겠는데요.

지금 CA주에는 150만대 이상 전기차가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 정치인과 전기차 운전자, 자동차 제조사, CA주 납세자들은 앞으로 공용 전기차 충전소가 지금과 같다면 과연 야심찬 기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6. 이에 관해 구체적으로 어떤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네, 사우전드 옥스를 관할하는 민주당 잭쿠이 어윈(Jacqui Irwin) 주 하원의원은 우리가 함께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전기차 인프라의 신뢰 부족은 기후 목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온실가스 감축에 전념하며 강력하게 전기차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특히 CA주정부의 허술한 감독에 분노를 표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한명이 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의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부문 프랭크 멘차카(Menchaca) 사장인데요.

이런 문제점을 고치지 않는다면 결국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게 될 것이라는 부분을 짚었습니다.

멘차카 사장은 소비자들은 신뢰할만한 인프라 없이는 전기차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 계획이 얼마나 좋은지를 떠나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7. 전기차 인프라에 대한 CA주정부의 부실한 감독, 그 배경이 무엇인지 지적하는 목소리도 들어볼까요?

네, 전기차 인프라 관리에 대한 CA주정부의 분산된 접근 방식이 큰 문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전담하는 하나의 기관이 없구요.

여러 곳들에서 나눠 따로 따로 각자의 역할만 맡다보니 전체적인 관리 감독이 허술해지고 책임도 소홀해졌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예를 들어, CA주 에너지 위원회가  큰 역할을 맡고 있는데, 지금까지 4억 4천 8백만 달러 그랜트와 보조금을 발행한게 다입니다.

CA주 대기자원위원회의 Electrify America는 배기가스 부정 스캔들 이후 폭스바겐과 8억 달러 규모의 법정 합의를 감독하구요.

CA주 교통부와 California Division of Measurement Standards는 전기차 인프라스트럭쳐 일부분만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궁극적인 책임의 부재가 나타나는 구조라는 지적입니다.



8. 그리고 이런 책임의 부재 때문에 자동차 제조사들도 힘들어 하겠는데요?!

네, 한 예로, 기아를 들 수 있습니다.

기아는 잘 아시다시피, EV6, EV9 등 전기차에 대해 상당한 호평을 받았죠.

이런 좋은 평가를 받는데도 너무 많은 충전기들이 작동하지 않아 전기차 판매가 위축될까 기아는 걱정하고 있습니다.

어바인에 본사를 둔 기아 아메리카의 스티브 코소스키(Steve Kosowski) 전략 매니저는 이런 점을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인프라가 전기차를 거부하는 가장 큰 이유라는 점을요.

이어 충전기 관련 지출에 대한 CA주 리더십이 너무 분산되어 있다며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사업에 들어가는 자금이 효과적으로 사용되는지 모니터링하고 확실하게 만드는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9. 심지어 CA주에 충전기 관련 기본 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구요?

네,  CA주에 얼마나 많은 충전기가 있는지도 확실치 않습니다.

연방 정부와 CA주정부 사이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데요.

연방 정부는 CA주에 총 4만 3천 481개 공용 충전기가 있다고 집게했습니다.

그런데 이거 CA주가 집계한 숫자의 약 50%, 절반에 불과한 수치입니다.

어느 곳의 집계가 맞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공용 충전기가 몇개인지 파악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인데 이런 기본 조차 틀리다면 그만큼 정확도가 부족하고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다른 것은 어느 정도일지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CA주는 내년(2025년) 말까지 충전기 25만개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구요.

앞으로 훨씬 더 많은 정부 자금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10. 이런 가운데 전기차 충전소 회사들의 CEO 들의 부만 늘려줬다는 주장도 나왔죠?

네, 충전소, 인프라가 잘 확충될 것으로 믿고 전기차를 산 운전자들은 막상 충전소에 망가진 충전기들을 보며 황당해하고, 자동차 제조사들은 초조해하는 가운데 충전기 회사 CEO들은 엄청난 돈을 축적했다고 LA타임스는 전했습니다.

파스퀠 로매노는 지난해 가을 충전기 설치 수로 봤을 때 미국에서 가장 큰 충전기 회사, ChargePoint CEO를 관뒀는데요.

ChargePoint 이사회는 지난 3년 동안 로매노에게 3천 백만 달러 이상을 지급했구요.

이달 그에게 부여된 스탁 옵션은 4천 480만 달러였습니다.

로매노는 2022년 9월 로스 카토스 지역에 820만 달러 주택을 샀구요.

또 EVgo 의 캐서린 조이 CEO도 지난해 가을 그만 뒀는데, 로매노에 비하면 적지만, 그래도 8백만 달러 넘는 보상을 받았습니다.

결국 전기차 인프라를 위해 쏟아부은 막대한 자금이 충전기 회사 CEO들의 배만 불려준 것 아니냐, 제대로 쓰이진 않고,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충전기 회사들 입장은 다릅니다.

충전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이유 여러가지를 들고 있는데요.

공급망 문제, 소프트웨어 버그 그리고 기물 파손 등을 지목합니다.

그렇지만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새로운 충전기를 설치하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최영호 앵커: 이렇게 또 시작이 됐으니까, 많은 부작용을 거쳐서 뭔가 또 질서가 잡혀가겠죠. 기다려보는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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