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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 더 오래 살지만, 건강하게 보내는 기간은 줄어"

박현경 기자 입력 01.18.2024 10:17 AM 수정 01.18.2024 10:25 AM 조회 4,817
*미국인들은 더 오래 살고 있지만, 건강하게 보내는 시간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한국은 어떠한지 함께 알아봅니다.

박현경 기자!

1. 이전보다 기대수명(lifespan)이 늘어난 것은 잘 알고 있는데, 요즘 강조되는 것은 사실 건강수명(healthspan)이죠?

네, 그렇습니다.

얼마나 오래 사는지 보다도 사실 얼마나 건강하게 살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대로, 요즘 건강수명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건강수명, 의사와 연구진들은 주로 우리가 건강하게 살아가는 기간을 나타내는 용어로 사용하구요.

건강수명에 대한 정의는 다양합니다만, 자주 여겨지는게 질병이나 장애 없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기간을 포함하구요.

일부 의사들은 건강수명을 심장, 폐, 뇌와 관련된 보다 구체적인 건강 측정 기준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2. 그런데 그런 건강수명이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줄었다는 것 아닙니까?

네, 모닝뉴스 시간에도 전해드렸습니다만, 미국인들의 건강수명이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University of Washington 보건기관(Institute for Health Metrics and Evaluation)의 연구(Golden Burden of Disease) 결과를 월스트리트저널이 어제(17일) 전했는데요. 1990년과 2021년 미국인들의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을 비교, 분석한 겁니다.

먼저, 미국인들의 기대수명부터 살펴보면요.

1990년 75.6년에서 2021년 77.1년이 됐습니다.

21년 사이 기대수명 1.5년이 늘어난 겁니다.

반면 건강수명은요,

1990년 64.8년이었는데, 2021년 64.4년이 됐습니다.

0.4년 오히려 줄었습니다.



3. 이게 단순히 건강수명만 줄어든게 아니라,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동시에 건강수명이 줄었다는 것은 아픈 상태로 사는 기간이 그만큼 더 늘어났다고 봐야 하겠네요?

그렇습니다.

살면서 더 많은 기간을 아픈 몸으로 살아간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예상 평균 수명과 건강 기대수명 차이가 10.8년에서 12.7년으로 늘어났는데요.

즉, 1990년에는 10년 좀 넘는 기간 동안 아프다가 숨졌는데, 2021년엔 인생 마지막 12년 넘게 아파하다 세상을 떠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4. 그렇다면 이렇게 기대수명과 건강수명 격차가 더 커진 이유는 무엇입니까?

인구통계학자와 노년층 연구진들은 우리가 더 오래 살게 된 배경을 꼽았습니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 CDC에 따르면 지난 20세기 초 미국인의 기대수명은 49살이었는데, 20세기 말 거의 77살로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팬데믹을 거치면서 기대수명은 조금 낮아졌죠.

그런데 우리가 노년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하나 이상의 노화(age) 관련 질환이 발생할 기회가 더 많아진다는 분석입니다.



5. 그렇지만 그것을 오히려 더 좋게 평가하는 전문가들도 많다는 것은 무슨 내용입니까?

네, 언뜻 보면, 안좋아졌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건 실패가 아닌 성공의 결과라고 University of Illinois의 노화 연구자인 S. 재이 올섄스키(Olshansky) 공중 보건 교수는 밝혔습니다.

검사도 자주 받고 검사 방법도 좋아지면서 이전에는 놓쳤던 질병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고, 그를 치료하면서 그냥 안고 살아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컬럼비아 대학의 Robert N. Butler Aging Center의 댄 벨스키 전염병학자도 이런 점, 진단 기술의 발전을 짚으면서 만성 질환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 예전보다 더 관리하기 쉬워졌다는 부분을 전했습니다.

예전엔 불치병이었던게 이젠 치료를 받으며 만성으로 안고 살아가는 것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입니다.

USC의 에일린 크림민스(Eileen Crimmins) 노인학 교수는 기대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생물학적, 행동적 요인을 연구하는데요.

“질병을 앓은 수명이 늘어났다 하더라도 우리는 더 오래,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평균적으로 보면 더 나아졌다고 강조했습니다.



6. 그런 반면 일부 질환의 경우 좀더 어린 나이에 더욱 널리 퍼지고 있는 것은 문제죠?

네, 예를 들어 약물 남용 장애나 비만, 당뇨병 등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정신건강 장애를 앓는 비율도 늘어나는 것, 특히 어린 나이에 나타나는 것은 건강수명을 해칠 수 있다고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했습니다.

CDC 조사에 따르면 2018년 만성 질환 여러개를 앓는 미 성인은 약 27%에 달했습니다.

2012년 25%, 2001년 22%에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였습니다.



7. 지금까지 미국의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습니까?

한국도 미국과 마찬가지입니다.

한국 역시 기대수명은 늘고 있지만 건강수명은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7월 한국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6년입니다.

OECD 국가의 평균 기대수명은 80.3년이었는데요.

한국은 83.6년으로 장수국가 그것도 상위권에 속한 겁니다.  

그리고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연도별로 살펴보면요.

1970년 62.3년에서 1980년 66.1년, 1990년 71.7년,  2000년 76년, 2010년 80.2년입니다.

최근 50년 동안 20년 넘게 기대수명이 늘었습니다.



8. 한국의 건강수명은 얼마나 됩니까?

최근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거의 비슷하긴 하지만 조금은 줄었습니다.

한국 통계청이 집계한 2020년 건강수명은 66.3년이었는데요.

2년이 지난 2022년에는 0.5년이 감소했습니다.

2022년, 한국인 기대수명 65.8년이었습니다.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당시 65.7년이었는데요.

10년이 지난 2022년과 큰 차이가 나지를 않습니다.



9. 나이 들어 건강한게, 사실 삶의 여러 면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습니까?

월스트리트저널은 노년기 건강 악화가 여러 대가를 치르게 한다고 전했습니다.

환자들은 물론이고 보호자에게까지 육체적, 정신적으로 큰 상처를 남긴다고 짚었습니다.

또 동시에 보건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사회적으로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컬럼비아대학 존 로우 교수는  일생 중 건강하지 않은 기간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이로 인한 영향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문과 인터뷰한 시더스 사이나이의 잴디 탠 박사는 나이들어 아파서 요양원에 가있거나 치매 등을 앓으면서 100살까지 살고 싶지 않는다는 현재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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