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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EV6 15분만에 완충".. SK시그넷 텍사스 공장 가보니

박세나 기자 입력 06.06.2023 09:28 AM 수정 06.06.2023 09:30 AM 조회 4,309
축구장보다 넓은 면적.. 제품 테스트 공간이 약 ⅓ 차지
깨끗한 환경서 현지 직원들이 시제품 조립 분주.. 연간 1만기 제조 가능
어제(5일) 텍사스주 플레이노시에 있는 SK시그넷의 전기차 충전기 생산 공장(SSMT)에서는 다양한 인종의 현지 직원 예닐곱명이 형광 작업복을 입고 초급속 충전기 시제품을 조립하느라 분주했다.

SK시그넷이 새로 지은 이 공장에서는 다음 달부터 국내 최초로 400㎾급 고성능 충전기 신제품인 'V2'를 양산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생산직으로 26명 정도가 채용돼 3∼6개월가량 작업 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될 준비를 하고 있다. 전체 직원 수는 2026년까지 18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 공장은 SK시그넷이 지난해 10월 미국 공장 신설을 결정해 7개월여 만에 준공한 시설로, 전체 5만727㎡(1만5천345평) 부지에 건물은 축구장(7천140㎡) 크기의 2배가 조금 못 되는 1만2천694㎡(3천840평) 규모로 조성됐다.

'공장'이라고 하면 통상 연상되는 육중한 기계 대신 깨끗한 하얀 색조의 바닥과 벽으로 실내가 꾸며져 있고, 아직은 시제품 조립 단계여서 생산 라인과 자재 창고 등으로 쓰이는 상당한 넓이의 공간이 비어 있었다.

본격적으로 양산이 시작되면 조립 공정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조립 공간 외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간은 품질 테스트 공간이다. 충전기가 실외에 설치되는 점을 고려해 빗물 등을 견딜 수 있는지 시험하는 방수 테스트, 다양한 차종의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테스트, 전력 변환 장치인 파워캐비닛에 들어가는 여러 충전 모듈 중에 불량이 없는지 확인하는 테스트 등이 이뤄지고 있었다.

방수 테스트는 20분간 수압을 다르게 조정해 천장에서 물을 쏘는 식으로 충전기를 계속 흠뻑 적셨다.

충전 모듈 테스트는 다양한 전압별로 40분씩 바꿔가면서 1대당 2시간 동안 진행한다.

충전기를 둘러싸는 외함(스틸케이스)도 이미 주문돼 있었는데, 내부가 각 충전기 부품과 들어맞는 복잡한 구조로 이뤄져 있었다.

이 충전기 외함은 자국 내 생산 제품에 보조금 등 특혜를 주는 연방 정부의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세부 기준상 미국산 철강을 쓰도록 규정한 상태여서 특히 중요한 부분이다. 

신정호 SK시그넷 대표는 "미국산 철강을 쓰고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업체를 이미 확보했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충전기는 높은 열을 견디는 반도체 등 장비가 굉장히 많이 들어가서 굉장히 뜨거워지고 직사광선이나 눈비에도 노출되는데, 외함은 이런 열악한 조건에서 장기간 버티면서 통풍도 잘 돼야 한다"며 "이런 외함을 높은 수준으로 균질하게 양산하는 회사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SK시그넷은 미국 공장에서 미국산 부품을 사용해 조립한 고성능 제품을 양산함으로써 미 정부의 보조금이 지급되는 초급속 충전기 시장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공장 준공식에서는 초급속 충전기 V2 제품으로 실제 전기차를 충전하는 시연도 이뤄졌다.

전기차의 1회 충전 기준인 20∼80% 완충에 기아 EV6는 14분 44초, 대형 픽업트럭인 포드 F-150은 26분 5초가 각각 걸렸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빠른 충전 속도에 참석자들 모두 놀라며 손뼉을 쳤다.

EV6와 비슷한 차종인 현대차 아이오닉5도 완충에 15분 정도 걸린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곽기홍 공장장은 "화재 등 사고에 대비한 안전 설비도 완벽하게 갖췄다"고 자부했다.

회사 측은 향후 수요와 주문이 늘어나면 남은 부지에 공장을 2배 규모로 증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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