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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시리아 지진으로 사망자 2천300명 넘어

김신우 기자 입력 02.06.2023 09:26 AM 수정 02.06.2023 09:50 AM 조회 5,740
현지시간 6일 튀르키예에서 규모 7.8과 7.5의 강진이 연이어 발생해 튀르키예와 인접국 시리아에서 2천300명 넘게 숨진 것을 비롯해 사상자가 계속 늘고 있다.

84년 전 튀르키예 역사상 최악의 지진과 동일한 규모의 강력한 지진으로 인해 노후한 건물들이 대거 완파돼 붕괴하고 많은 주민이 매몰되면서 사상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수색과 구조 작업에 총력을 다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의 구호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연방 지질조사국 USGS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17분 튀르키예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약 33㎞ 떨어진 내륙, 지하 17.9㎞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다.

가지안테프는 튀르키예의 제조 중심지로 남쪽으로는 시리아와 맞닿아 있다.

또한 첫 지진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오후 1시 24분에는 튀르키예 카흐라만마라슈 북북동쪽 59㎞ 지점에서 규모 7.5의 지진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유럽지중해지진센터)가 밝혔다.

두 차례에 걸친 강진과 80차례에 가까운 여진이 튀르키예는 물론 인접한 시리아 서북부 국경 지역까지 충격을 가하면서 양국에서 최소 2천300명이 숨지고 1만 명 가까이 다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튀르키예 재난위기관리청장은 현재까지 튀르키예 10개 지역에서 1천49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직전에 밝힌 부상자 수는 8천533명이었다.

시리아에서 사망자는 최소 810명에 달한다.

시리아 보건부는 현재까지 시리아 정부가 통제 중인 지역의 사망자를 430명, 부상자를 1천315명으로 집계했다.

여기에 반군 측 민간 구조대인 '하얀 헬멧'은 반군 지역에서 최소 380명이 사망하고 1천명 이상이 다쳤다고 전했다.

지진으로 많은 건물이 파괴된 가운데 구조 작업이 진행 중으로, 추후 사상자가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아직도 사상자가 늘고 있다. 피해 규모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해운사 트라이베카는 이날 튀르키예에서 세이한 석유 터미널이 지진으로 인해 운영이 중단됐으며, 동남부 항만이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가지안테프의 랜드마크인 가지안테프성도 성벽과 망루가 일부 무너졌다. 

한국 외교부는 아직 한국인 사상자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튀르키예 지진과 관련해 "현재까지 접수되거나 파악된 우리 국민 사상자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 피해 지역은 외교부 여행경보 3단계로서 '출국 권고' 지역으로, 여행객이나 거주 국민이 거의 없는 곳이다.

다만, 현지 영사관에 따르면 하타이 등 튀르키예 서남부 지역에는 약 100명 규모의 한인 사회가 형성돼 있다. 이들은 주로 선교 목적으로 해당 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에서는 일부가 경미한 부상이나 재산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인 장성호 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운영 중인 교회가 완전히 무너졌다"며 "가족과 주변 한인들은 그나마 안전한 호텔로 숙소를 옮겼다"고 말했다.

그 역시 "아직 한인 중 사상자는 없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LG전자 등 튀르키예에 진출한 한국 기업 역시 별다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사고 지역과 멀리 떨어진 이스탄불과 주변에 법인 및 공장 등을 두고 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 약속이 잇따르고 있다.

튀르키예는 국제사회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최고 단계인 4단계 경보를 발령했다.

백악관은 가장 먼저 성명을 내고 "우리는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국제개발처와 연방정부에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이들을 돕기 위한 대응책을 모색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나토 가입 문제를 두고 최근 튀르키예와 얼굴을 붉힌 스웨덴, 핀란드도 신속히 지원 의사를 표명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튀르키예의 파트너이자 EU 의장국으로서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고, 핀란드도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희생자 발생에 조의를 표하는 한편 지원 의사를 전했다.

튀르키예와 '에게해의 영원한 앙숙'으로 지내 온 그리스도 지진 피해구호에 팔을 걷어붙였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애도를 표한 뒤 "그리스는 자원을 동원해 즉시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국 구조대가 튀르키예에서 만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외무부가 대규모 구조대를 파견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하자 비상사태부가 군용 수송기와 구조대원 100명을 보낼 준비를 마쳤다고 보고했다. 
한국도 윤석열 대통령이 인도적 차원에서 적극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도록 국가안보실과 외교부에 지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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