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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간 울기만, 그래도 일어서야했다"…병상 부족 브라질 의료진

연합뉴스 입력 03.22.2021 11:35 AM 조회 2,772
브라질 코로나 위기 심화…절망하는 간호사·기도하는 의료진 사진 화제
코로나 사망자 옆에 앉아 울고 있는 브라질 간호사
브라질 북동부 피아우이주의 주도(州都)인 테레지나에 있는 보건소 응급치료실에서 일하는 간호사 폴리에나 시우베이라가 지난 17일(현지시간) 자신이 치료하던 고령의 코로나 중증 환자가 사망하자 멍한 표정으로 한참 동안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다. [브라질 뉴스포털 UOL]

브라질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의료체계가 사실상 붕괴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보건소 간호사가 숨진 환자 앞에서 망연자실한 채 앉아 있는 사진이 소셜미디어(SNS)에서 시선을 끌고 있다.

북동부 피아우이주의 주도(州都)인 테레지나에 있는 보건소 응급치료실에서 일하는 간호사 폴리에나 시우베이라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자신이 치료하던 고령의 코로나 중증 환자가 결국 사망하자 멍한 표정으로 한참 동안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일찌감치 시작된 병상 부족으로 환자는 침대에 누워보지도 못하고 땅바닥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고,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자 의사와 간호사들이 달려들었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환자를 정성껏 치료하던 폴리에나는 땅바닥에 앉은 채 울음을 터뜨렸다.

폴리에나는 22일 지역 언론에 "환자가 사망한 뒤 5분 동안 앉아서 울기만 했다"면서 "그러나 다른 환자를 돌봐야 해서 곧바로 다시 일어서야 했다"고 말했다.

"보건소에서 8년째 근무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면서 "바이러스가 1년 전보다 훨씬 더 공격적인 것으로 보이며 그 때문에 간호사 친구들을 많이 잃었다"는 말도 했다. 




병상 부족 현상은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의료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상파울루주의 소로카바시에 있는 산타 카자 병원은 환자로 가득한 병실에서 의사와 간호사들이 서로 손을 잡은 채 비장한 표정으로 기도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을 SNS에 올렸다.

이 병원에서는 병상은 물론 의료장비까지 부족해지면서 환자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브라질의 유명 의료연구기관인 오스바우두 크루스 재단(Fiocruz)은 지난달 말까지 보고된 코로나19 사망자 가운데 33%에 해당하는 7만2천264명이 중환자실 치료를 기다리다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중환자실 치료를 기다리던 입원환자 3명 가운데 1명꼴로 사망했다는 의미로, 의료체계 붕괴 실태를 반영하는 것이다. 

 

기도하는 브라질 의사와 간호사들브라질 남동부 상파울루주 소로카바시에 있는 산타 카자 병원의 의사와 간호사들이 병실에서 서로 손을 잡은 채 비장한 표정으로 기도하고 있다. [소로카바 산타 카자 병원]


브라질 보건부 집계를 기준으로 전날까지 누적 확진자는 1천199만8천233명, 누적 사망자는 29만4천42명이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9일 9만570명으로 최다 기록을 세웠으나 주말에 검사 건수가 줄어드는 탓에 20일에는 8만 명을 약간 밑돌았고 전날엔 절반 수준인 4만7천774명으로 줄었다.

하루 사망자는 지난 16일 2천841명으로 최다 기록을 세운 뒤 20일까지 닷새 연속 2천 명대를 이어갔다가 전날은 1천290명으로 모처럼 2천 명을 밑돌았다.

브라질 언론 컨소시엄이 집계하는 1주일 동안의 하루 평균 사망자는 전날 2천255명으로 최다 기록을 세웠다.

주간 하루 평균 사망자가 1천 명을 넘는 상황은 전날까지 60일째 계속됐으며, 지난달 27일부터 전날까지 23일째 날마다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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