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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게 기적" 딛고 재기한 호건…우즈도 부활 드라마 쓸까

연합뉴스 입력 02.24.2021 10:48 AM 조회 1,882
마이어·포이트·해밀턴도 부상 이기고 부활…'골절상' 우즈에 관심
2019년 벤 호건 재기상 시상식 때 타이거 우즈.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몰고 가던 자동차가 도로 밑으로 구르는 바람에 두 다리에 복합 골절상을 입었다.

'목숨을 건진 게 다행'이라고 경찰이 밝힐 만큼 크게 다친 우즈는 더는 골프 선수로 뛰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그러나 미국 스포츠에서는 목숨을 잃을 뻔한 큰 사고를 당해 선수 생명이 끝났다는 진단을 받고도 기적처럼 재기한 불굴의 인물이 한두 명이 아니다.

가장 유명한 재기 사례는 현대 골프 스윙의 아버지로 불리는 벤 호건(미국)이다.

그는 1949년 2월 아내를 옆좌석에 태우고 자동차를 몰고 가다가 고속도로에서 마주 오던 고속버스와 충돌했다.

아내는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호건은 '살아 있는 게 기적'이라고 할 만큼 중상이었다.

팔다리뼈와 갈비뼈 등 온몸의 뼈는 대부분 부러졌고 부러진 뼈에 찔려 폐에도 큰 상처가 났다.

16주 동안 호건은 간신히 숨만 쉴 수 있는 상태였다.

사경을 헤매던 호건은 수없이 이어진 수술을 다 견디고 회복해 2개월 만에 병상에서 일어났다.

걷지도 못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호건은 사고를 당한 지 1년 6개월 뒤인 1950년 메이저대회 US오픈을 제패하며 기적 같은 부활에 성공했다.

그는 이후 마스터스, 디오픈, 그리고 US오픈에서 한 번 더 우승하는 3차례 메이저대회 정상에 올랐다.

미국골프기자협회(GWAA)는 부상이나 질병 등을 이겨내고 재기한 선수에게 해마다 주는 상에 호건의 이름을 붙여 불굴의 의지를 기린다.

허리와 무릎 부상을 딛고 일어나 2018년 투어챔피언십에서 5년 만에 우승한 우즈는 2019년 벤 호건 재기상을 받은 인연이 있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2관왕에 올랐던 '스키 황제' 헤르만 마이어(오스트리아)는 2001년 오토바이를 타다 넘어져 두 다리를 심하게 다쳤다. 의사는 두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고 진단했지만, 나중에 절단 치료를 접었다.

다시는 두 다리로 걸을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그는 3개월 만에 다시 스키를 탔고, 2003년 월드컵을 통해 세계 무대에 복귀했다. 그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메달 2개를 땄다.

미국 3대 자동차 경주인 인디애나폴리스 500, 데이토나 500, 그리고 르망 24 등에서 모두 우승한 유일한 드라이버 A.J 포이트(미국)는 자동차 사고와 재기를 되풀이한 인물로 유명하다.

1965년에 브레이크 고장 때문에 허리를 다쳤던 그는 1972년에는 연료 호스가 부러지면서 휘발유를 온몸에 뒤집어쓴 채 불이 붙어 화상을 입는 사고를 당했다.

1990년에는 충돌 사고로 왼쪽 무릎뼈와 발목뼈가 부러지고 왼쪽 경골과 오른쪽 발목이 탈구되는 중상을 입었다.

당시 55세였던 포이트는 은퇴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힘겨운 재활을 거쳐 이듬해 다시 레이스카에 올랐고 1992년까지 선수로 뛰었다.

여자 파도타기 선수 베서니 해밀턴(미국)은 2003년 하와이 해변에서 연습하다 상어의 공격을 받았다.

왼쪽 팔이 어깨 부분부터 뜯겨 나갔고 전체 혈액의 60%를 상실한 그는 병원에 실려 갔을 때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었다.

해밀턴은 한 달 뒤 다시 파도타기에 나섰다. 한쪽 팔로만 균형을 잡는 방법을 스스로 익혔고 마침내 7차례 우승을 포함해 많은 대회에서 입상했다.

2004년 ESPY 재기 선수상을 받은 해밀턴의 사연은 책과 잡지, TV 프로그램으로 소개됐다.

이미 많은 부상을 다 이겨내고 재기했던 우즈가 차량 전복사고라는 최악의 역경을 이겨내고 다시 한번 부활 드라마를 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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