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대 초반에 대한민국은 외환위기를 겪었었습니다. 외환 보유고가 위험수준 이하로 고갈되자 국제 통화기금 즉 IMF로부터 구제를 신청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때 IMF는 구제금융을 지원하면서 여러가지 긴축정책을 강요했고 그 결과 한국국민들은 큰 고초를 견디어 내야 했습니다. 당시 한국국민은 정부나 위정자를 비난하며 나무 그늘 밑에서 부채질만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거국민적인 구국활동이 전개되었었습니다. 미국에서 살고 있는 저는 그 때처럼 한국국민이 자랑스러웠던 때는 별로 없었습니다. IMF위기를 벗어나도록 정부를 돕기 위하여 10시1반의 결실을 보였습니다. 어려운 생활 중에도 국민들은 장농 속에서 금부치 은부치를 꺼내어 정부에 바쳤습니다. 국민이 거출한 금 은부치가 준 직접적인 공헌은 비교적 사소했겠지만 그런 정신으로 정부와 국민이 단결하여 IMF 구제금을 아무도 상상하지 못할 만큼 조속히 상환했고 소위 “IMF 난경”을 탈출했던 것입니다. “국가가 당신들에게 뭣을 해줄 것인지 물어보지말고 당신이 국가를 위하여 뭣을 할 수 있는지를 물어 보십시오.” 라는 케네디 전 대통령의 역사적인 명언이 한국에서 실현되었던 것입니다.
미국은 2011년 8월 2일을 몇 시간 남겨두고 정부와 의회 간에 부채상한선을 올리는 입법조치를 극적으로 타협하는 데에 성공을 했습니다. 제가 칼럼에서 지난 주에 언급을 했듯이 국가채무이행불능상태는 정부와 의회 사이에 합의가 이뤄지든 안 이뤄지든 채무이행 불능상태 즉 디폴트는 없었을 것입니다. 즉 위정자들은 국가부채 상한 선을 2조여 달러 올리는 대신 향후 10년 동안 2조여 달러를 지출항목에서 절감하겠다는 합의를 한 것입니다. 현재 미국이 국가부채가 14.3조 달러인데 이 부채는 16.6조 달러로 상향 조정될 것입니다. 이미 국가 채무는 미국 GDP의 100%에 다달았는데 이 상한 선을 올리자고 합의가 이뤄진 마당에 미국의 재정 상태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앞을 다투어 금을 매입하고 있고 달러화의 가치는 다른 나라의 화폐에 비하여 매일 하락하고 있으니 금 값이 온스당 $1,600를 넘어 거의 매일처럼 고가신기록을 보이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국민들이 정부를 도우려는 성의는 보이지 않습니다. 즉 금은부치를 정부에 기부하는 정성까지는 아니더래도 현재 겪고 있는 재정 난관을 더욱 악화시키지는 않으려는 거 국민적인 노력이 아쉽습니다. 미국의 예산에서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항목은 기존 부채에 대한 이자 지불과 복지금입니다. 복지금에는 연장자들에게 지급하는 사회보장연금과 메디케어와 극빈자들에게 지급하는 메디케이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복지금의 삭감은 위정자들이 감히 제안하지도 못하고 실천하지도 못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복지금을 받는 계층은 가장 투표율이 높을 뿐만아니라 은퇴자 협회 (AARP) 처럼 강력한 단체가 있어 이들의 발언 수위가 굉장히 높기 때문입니다. 노령 층에 속한 사회보장연금 수혜자들은 연금지급액수를 삭감하려한다는 소문만 들어도 수 백만통의 항의 편지를 의회에 보냅니다. 청장년층은 직장생활에 바뻐서 그런 편지나 전화를 걸 시간이 없습니다. 노령층이나 복지금 수혜자들로부터 인기를 잃으면 의회의 의원들은 재선의 위협을 받게 됩니다. 복지금 수혜자들은 정부로부터 복지금을 더 받아내는 데에 진력을 하고 있지만 국가를 돕기 위하여 삭감을 감수하겠다는 태도를 보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65세 이상의 사회보장연금 수혜자들의 인구는 2035년에는 지금의 2 배로 증가합니다. 그들의 수혜금액을 삭감 내지는 억제하지 않으면 2035년에는 이들에게 지급될 메디케어 액수가 2005년 대비 1/3 이상 증가할 전망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수혜자들의 재산 상태를 살펴보면 매년 늘어가는 이런 복지금 지급에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연방정부는 현재 65세 이상된 노령층 일인당 평균 일년에 $26,000를 지급합니다. 여기에는 사회보장연금 $14,000 그리고 의료비 $12,000가 포함됩니다. 65세 이상된 노령층은 평균 20년 더 살게 됩니다. 카이저 가족재단 (Kaiser Family Foundation)의 조사에 의하면 이들 65세 이상의 노령층의 25%는 저축 구좌에 평균 $207,000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들 중 20%는 주택을 소유하고 있고 75%는 소유부동산에서 $132,000의 순 재산가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역시 이 들중 25%는 개인일 경우에 $47,000의 과외 수입을 갖고 있고 부부일 경우에는 이보다 많다고 위의 조사가 밝히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재정이 튼튼한 노령층에서 시작하여 금부치를 정부에 기부한 한국국민의 정신을 본받아 수혜금 절감을 감수하겠다는 운동이 벌어지면 미국의 재정난관을 극복하기가 좀더 용이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국민들이여! 금부치를 국가에 바친 한국국민들로부터 배우십시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