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연방 국세청 IRS가 일부 불법체류자들에 대한 세무 정보를 연방 이민세관단속국 ICE와 공유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합의 내용에 따르면 ICE 요원은 추방 명령을 받았거나 범죄 조사 대상인 이민자에 대한 정보를 IRS에 요청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90일 이상 체류한 ‘오버 스테이’도 포함되면서 불법 체류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예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연방 국세청 IRS가 국토안보부 DHS와의 정보 공유에 대한 양해각서, MOU를 체결하면서 불법 체류자에 대한 단속에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이 협약에 따르면 연방 이민세관단속국 ICE 직원들은 법원으로부터 추방 명령을 받았거나 범죄 조사(criminal investigation) 대상인 이민자들에 한해 IRS로부터 세무 정보를 요청할 권한을 갖게 됩니다.

이 중에는 오버스테이, 90일 이상 미국에 체류한 이민자들도 포함됩니다.

ICE는 정보 요청 시 납세자의 이름, 주소, 혐의 사항, 정보 요청 이유 등을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그러나 총 15페이지에 달하는 문서의 상당 부분이 공개되지 않아, IRS가 구체적으로 어떤 정보를 공유하게될 지는 불분명합니다.

이번 합의는 불법 이민자 커뮤니티 내에서 큰 불안과 우려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많은 불법 이민자들이 소셜시큐리티 번호는 없지만 개인 납세자 식별번호를 통해 세금 신고를 하고 있고, 이들이 낸 세금은 연간 수백억 달러에 달합니다.

뉴욕 이민 옹호 단체는 "국세청의 결정이 이민자들을 은폐하고 그들의 안전을 위협하며, 사회의 그림자 속으로 밀어 넣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민자들이 추방의 두려움으로 세금 신고를 기피할 경우, 이는 공립학교, 의료, 재난 구호 기금을 위한 예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하는 서한을 국세청과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재무부는 납세자 정보의 기밀성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법은 범죄 수사에 대한 예외도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 동안 IRS는 불법 이민자들에게 납세 정보는 기밀로 관리되기 때문에 추방당할 염려 없이 소득세를 신고해도 된다고 장려해왔습니다.

한 전직 IRS 관계자는 이번 합의가 "정부가 그간 이민자들에게 세금을 내라고 30년간 말해 온 것에 대한 완전한 배신"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이번 합의에 따른 ICE의 정보 요청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며 이 협약이 언제부터 공식 발효될 지도 불분명한 상황에 불법 체류 중인 납세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전예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