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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 가장 바쁜 LA소방서..화재 진압보단 약물복용 출동 훨씬 많아/콜럼버스 데이 VS 원주민의 날

박현경 입력 10.14.2024 09:38 AM 조회 3,058
*LA소방서 한곳은 전국에서 가장 바쁜 소방서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그런데 이 소방서에선 화재 진압보단 약물 과다복용에 의한 출동이 훨씬 더 많습니다.

*오늘(14일)은 콜럼버스 데이 또는 원주민의 날(Indigenous Peoples Day)입니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것을 기념하는 '콜럼버스의 날'(Columbus Day)을 두고 여론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박현경 기자!

1. LA한인타운에 있다 보면,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꽤 자주 들립니다. 그런데 LA한인타운 동쪽, 웨스트레이크는 그보다 더 한 편이라고요?

네, 웨스트레이크에선 거의 24시간 내내 소방차 사이렌이 울려퍼진다고 합니다.

LA타임스 스티브 로페즈 칼럼리스트는 어제(13일) 칼럼에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웨스트레이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면 버스와 트럭의 소음, 자동차 경적 소리, 그리고 물건을 판매하는 상인들의 소리 속에서 거의 끊임없이 계속 울리는 사이렌의 교향곡을 들을 수 있다고요.

이곳에선 끊임없이 일어나는 비상 상황에 소방차가 신속하게 출동하며 사이렌이 밤낮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썼고요.

이 가운데 상당수가 맥아더팍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2. 그게 어느 정도냐 하면, 웨스트레이크를 관할하는 소방서가 전국에서 가장 바쁜 소방서 가운데 하나로 꼽힐 정도라고요?

네, 웨스트레이크 지역은 LA소방국 소방서 11호(LAFD Station 11)가 관할하는데요.

맥아더팍에서 두블럭 떨어진 7가에 위치해 있는 이 소방서는 지난 2022년 Firehouse Magaine이 선정한 전국에서 가장 바쁜 소방서로 랭크됐습니다.

그래서 이 소방서 안 벽에는 유니세스 헤르난데즈 시의원과 그녀의 다른 동료 시의원들이 전국에서 가장 바쁜 소방서에서 일하는 소방대원들을 조명하는 성명서도 걸려있습니다.



3.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소방서가 바쁘게 출동하는게 좋은게 아니라는 점이죠?

네, 소방대원들이나 경찰들이 많이 출동한다는 것은, 사실 그만큼 사건사고가 많다는 뜻이니깐요.

그런데, 그보다 더 마음이 좋지 않은 건, 이 소방서에서 소방대원들이 출동하는 건 보통 화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화재보다는 약물 과다복용에 의한 출동이 훨씬 더 많습니다.

올해 8월까지 봤을 때 약물 과다복용 신고는 599건, 거의 600건이 접수됐는데요.

반면 건물 화재 신고는 36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약물 과다복용 신고가 화재 신고보다 16배 이상, 거의 17배에 이릅니다.



4. 그만큼 약물 남용이 심각하다고 볼 수 있겠죠?

네, 거리에 약물에 취해 쓰러져있거나 이상한 행동을 하는 모습을 지나가다가 흔히 볼 수 있죠.

소방서 11호에서 9년 동안 근무했다는 매디슨 비레이는 하루에 같은 사람에 있어 세 차례나 출근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건 노숙자들이 만연하고, 마약이 거리에서 팔리고 소비되며, 지난해(2023년) 83명이 약물 과다 복용으로 목숨을 잃고 가게 업주들이 약물 중독자들에 의한 위협과 절도에 불만이 가득한 저소득 동네에 전염병, 즉 약물 중독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측정하는 하나의 사례일 뿐이라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5. 거리에서 사고 팔리는 약물이 그냥 일반적인 약물이 아니라고 하죠?

네, 그렇습니다.

이 칼럼에서는 거리에서 일고 있는 소문에 따르면 이 쪽에서는 코카인에는 펜타닐이 첨가되어 있을 수 있고, 펜타닐에는 동물에게 쓰이는 진정제인 자일라진(Xylazine), 이른바 "tranq"가 첨가되어 있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 모든건 단연 나쁜 반응의 가능성을 더 높이고요.

맥아더팍에서 팔과 다리에 여러 개의 궤양이 생긴 사람들을 보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닌데, 이건 진정제의 부작용 중 하나라는 설명입니다.

또 소방대원들이 ‘Fentanyl fold’라고 부르는게 있는데요.

근육 경직으로 인해 뒤틀린 조각상처럼 반으로 구부러진 사람들을 일컫는 건데, 이들을 보는 것도 드문 일이 아닙니다.



6. 그런 모습의 사람들을 LA한인타운에서도 볼 수 있지 않습니까?

네, 지난주 ‘LA한인타운 윌셔/웨스턴 마약 무법지대’라는 제목의 라디오코리아 기사 보신 분들 많으실텐데요.

지난달(9월) 21일 유동인구가 많은 밤 9시쯤 LA한인타운 윌셔/웨스턴 메트로 역 앞에서 한 남성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는데, 주변 노숙인에 따르면 이 남성은 펜타닐을 복용한 상태였습니다.

이 남성은 신고받고 출동한 911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는데요.

윌셔/웨스턴 메트로 역은 마약을 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로 변질된 지 오래인데요.

인근 식당에서 근무하는 한 한인은 “출근하는 밤 시간대에 노숙자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하면서 마약을 하는 걸 자주 본다”고 전했고요.

“퇴근하는 새벽에는 다들 마약에 취해있어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상태”라고 했습니다.

이어 “최근 보안요원인지 경찰인지, 이들을 단속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듯 하지만 그들이 사라지면 다시 모여 마약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약물 과다복용이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소방대원들의 출동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7. 다음 소식입니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것을 기념하는 미국의 '콜럼버스 데이'(Columbus Day)를 두고 여론이 엇갈리고 있죠?

네, 오늘을 어디에선 콜럼버스 데이라고 부르고, 어디에선 원주민의 날(Indigenous Peoples Day)로 부르며 기념하는데요.

악시오스는 콜럼버스 데이 대신 '원주민의 날'을 기념하는 지역이 늘고 있는 가운데 원주민들은 상징적인 기념은 불충분하다는 불만을, 다른 한편에서는 오랜 전통의 기념일을 없애려 한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난 12일 보도했습니다.



8. 콜럼버스 데이의 배경부터 짚어보죠?

네, 잘 아시디사피, 이탈리아 출신 탐험가 콜럼버스가 대서양을 건너 1492년 10월 12일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것을 기리는 날이 콜럼버스 데이죠.

미국에서는 이탈리아계 미국인들을 중심으로 콜럼버스의 날을 기념해왔습니다.

오랜 기간 주별 기념일로 삼다가 400주년인 1892년 한차례 국가 기념일로 선포됐고, 콜럼버스를 영웅시하는 이탈리아계 미국인들의 적극적인 로비로 1937년대부터 정식 국경일이 됐습니다.

이후 1971년 연방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10월12일 대신 매년 10월 두 번째 월요일을 콜럼버스의 날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올해 콜럼버스의 날은 오늘, 10월 14일입니다.



9. 그러나 한편에서는 콜럼버스를 기리는 것이 서구의 미 대륙 식민지화와 원주민 학살·착취 등을 정당화한다는 비판이 일었고, 콜럼버스 데이를 원주민의 날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죠?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여론을 반영해 1992년 북가주 버클리를 시작으로 점차 콜럼버스 데이와 같은 날을 원주민의 날로 기념하는 지역이 늘었습니다.

LA시와 카운티도 2017년부터 원주민의 날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또 2021년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원주민의 날을 기념하는 공식 포고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10. 하지만 여전히 미국 주 절반 이상에서 콜럼버스의 날과 원주민의 날 모두를 공식 기념일로 삼기를 거부하고 있죠?

네, 이런 분열은 미국의 정체성과 역사를 둘러싼 뿌리 깊은 긴장을 보여준다고 악시오스는 지적했습니다.

콜럼버스의 날을 옹호하는 측에서는 이를 원주민의 날로 대체하는 것이 이탈리아계 미국인의 유산을 무시하는 처사이며 문화적인 기념행사를 없애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런가하면 원주민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이들은 원주민의 날을 콜럼버스의 날과 같은 연방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은 채 선언 등 상징적 차원에서 기념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차별·빈곤·범죄 등 원주민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실질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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