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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호텔 르완다" 실제 주인공, 석방 후 미국 도착

연합뉴스 입력 03.30.2023 09:09 AM 조회 638
대학살 속 1천200여명 살려…"미국에서 조용히 여생 보내겠다"
호텔르완다 실제 주인공 폴 루세사바기나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실화 기반 할리우드 영화 '호텔 르완다'의 실제 주인공이 납치와 불법 구금 등 또 한 번 영화 같은 역정을 겪은 뒤 석방돼 미국에 도착했다.

주인공은 폴 루세사바기나(68).

그는 1994년 내전 중이던 르완다에서 대학살이 일어났을 때 자신이 지배인으로 있던 밀 콜린스 호텔에 1천200여명을 보호하며 목숨을 구했다.

100일 동안 투치족과 온건파 후투족 80만명 이상이 학살당하는 상황 속에서 용기를 낸 루세사바기나의 이야기는 2004년 돈 치들 주연의 영화 '호텔 르완다'로 다뤄졌다.

AP, AFP 통신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29일(현지시간) 루세사바기나가 미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트위터에서 "폴 루세사바기나를 미국에서 다시 맞이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그가 다시 미국 땅에서 그를 기다리던 가족, 친구들과 만나게 됐다"고 밝혔다.

AP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루세사바기나가 카타르 도하에서 비행기를 타고 이날 오후 미국 휴스턴에 도착했고, 가족들이 있는 곳으로 차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나치의 종족 말살에서 유대인을 구한 독일 사업가 오스카 쉰들러를 본떠 르완다의 쉰들러로도 불린 루세사바기나는 르완다에서 징역을 살고 있었다.

르완다 법원은 2021년 9월 루세사바기나에게 테러, 살인, 유괴 등 8가지 혐의로 유죄를 확정하고 징역 25년형을 선고했다.

2018년 2019년 테러를 일으킨 무장 반란 단체 르완다민주변혁운동(MRCD)을 지원했다는 혐의다. 루세사바기나는 재판에서 이 단체를 도왔지만 폭력 행위를 지원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루세사바기나의 가족과 국제사회는 그가 정당하지 않은 재판을 받았다고 비난했다. 법정에 선 과정 자체가 불법이었다는 것이다.

루세사바기나는 장기 집권 중인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이 인권을 유린한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하다가 1996년 벨기에로 망명했고, 이후 미국으로 떠났다. 그는 벨기에 시민권자이자 미국 영주권자다. 2005년에는 미국에서 대통령 자유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다 2020년 그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방문하던 중 갑자기 사라져버렸다. 며칠 후 그는 르완다에서 수갑을 찬 채로 등장했다. 가족들은 루세사바기나가 납치당해 압송당했다고 주장한다.

루세사바기나의 가족은 그가 카가메 대통령을 비판하다가 공정하지 못한 재판을 받았으며, 939일의 구금 기간에 고문받아 건강이 악화했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루세사바기나는 카타르의 중재와 미국과 르완다 정부의 협의로 지난 25일 석방됐다.

르완다 정부는 루세사바기나가 지난해 10월 카가메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지난 24일 공개했다. 편지에는 사면받고 풀려난다면 정치적 활동을 하지 않고 미국에서 여생을 보내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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