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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데뷔" 손미나 "나는 이야기꾼…창작의 행복 느껴"

연합뉴스 입력 03.29.2023 09:06 AM 조회 1,935
산티아고 순례길 여정 담은 다큐 '엘 카미노' 연출…오늘 개봉
내달 에세이도 출간…"같이 산티아고 걷듯 감동·위로 받을 수 있길"
다큐멘터리 '엘 카미노'의 손미나 감독 [우쥬록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처음부터 영화를 만들려고 한 건 아니었어요. 그냥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극장 상영은 더더욱 생각 안 했는데 갑자기 입봉을 '당한' 거죠. (웃음)"

연예계 대표 '팔방미인' 손미나에게 영화감독이라는 새로운 타이틀이 더해졌다.

첫 연출작은 29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엘 카미노'다.

영화는 손미나가 800㎞에 달하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43일에 걸쳐 완주하는 과정을 담았다. 손미나는 직접 기획·제작·연출을 하고 주연까지 맡았다.

영화 개봉을 하루 앞둔 28일 강남구 신사동 우쥬록스 사무실에서 만난 손미나는 여행을 기록하기 위해 촬영 감독과 사진작가까지 셋이 팀을 꾸려 순례길을 향했다고 설명했다.

"만약 혼자 산티아고 순례길을 간다면 남기고 싶은 것들을 기록하느라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바쁠 것 같았어요. 어차피 할 거라면 전문가랑 같이, 서로 도와가며 뭐라도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었죠."

10년 간의 아나운서 생활을 접고 KBS를 떠난 손미나는 여행작가, 방송인, 소설가, 허핑턴포스트코리아 편집인, 알랭 드 보통이 세운 대안학교 '인생학교' 서울 교장 등 다양한 직함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엘 카미노'의 손미나 감독 [우쥬록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가 갑자기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손미나는 팬데믹 상황이 큰 영향을 줬다고 회상했다.

"코로나19가 닥치면서 모든 판단 기준이 흔들리고, 여태까지 배워오고 노력했던 것과 아무 상관 없는 세상이 펼쳐졌잖아요. 바이러스 하나에 모든 게 멈추고 시스템도 다 변했고요. 인간은 대체 어디를 바라보고 무엇에 의지해야 할까 싶더라고요."

그는 "다른 사람들은 이 시기를 거치면서 무슨 생각을 하게 됐을지 너무 궁금했다"며 "이야기를 수집하기 위해 떠났다"고 했다.

영화 속에는 두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아버지, 암을 앓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걷는 젊은 여성, 순례길에서 80세 생일을 맞는 할아버지 등 손미나가 순례길을 걸으며 만난 이들의 인생 이야기가 담겨있다.

손미나는 "이 영화의 주인공은 제가 아니라 사람들이 전하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다큐멘터리 '엘 카미노'의 손미나 감독 [우쥬록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 운명인지 뭔지 제게 다가와서 인생 얘기를 해주는 사람이 많아요. 왜 다 저한테 와서 고백하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웃음) 산티아고에서는 더 심하더라고요. 다들 열린 마음으로 오다 보니 엄청난 시너지가 나온 거죠. 자연스레 1시간짜리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어요."

손미나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진정한 나와 연결됐다는 걸 느꼈고 자아의 실체를 마주하게 됐다"며 "자신에 대한 확신이 생기며 좀 더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저는 호기심과 열정이 많은 사람이에요. 그 자체를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옛날 같으면 열심히 일을 하면서도 누가 '왜 이렇게 열정이 많아'라고 하면 사실은 아니라며 부정했거든요. 뭔가를 만들어 놓고도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걱정했는데, 지금은 제가 최선을 다했고 즐기면서 했기에 그 자체로 너무 만족스러워요."

그는 "산티아고 순례길은 모든 사람을 보내 걷게 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 힐링이 됐다"면서 "현실적으로 그럴 수는 없으니 사람들이 제 영화를 큰 스크린으로 보며 위로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내가 손미나랑 같이 산티아고 길을 걸었구나!' 이런 느낌을 받으실 수 있었으면 해요. 제가 느꼈던 위로와 감동도 조금이라도 전해진다면 좋겠고요."



다큐멘터리 '엘 카미노' [우쥬록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손미나는 순례길 여정을 소재로 에세이 '괜찮아, 그 길 끝에 행복이 기다릴 거야'도 써냈다. 그는 "결국은 영상과 글 사이를 오가며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 같다. 영화 뒷이야기가 책에 담겨 있어 읽어보시면 다큐멘터리가 보고 싶어지실 수도 있다"고 했다.

'엘 카미노'를 연출하면서 "창의적인 활동을 했을 때 얼마나 행복한지를 다시 느꼈다"는 손미나는 "꼭 영화가 아니더라도 콘텐츠를 만들면서 이야기를 만들고, 수집하고, 전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며 웃었다.

"저는 스스로를 이야기꾼이라 생각하며 살고 있는데요. 제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다 해보면서 지내보고 싶어요. 10년은 마이크 들고, 그다음엔 펜을 들고 일했는데 앞으로 10년은 그걸 종합적으로 엮어서 하나의 패키지처럼 창작하는 활동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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