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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이남, 폭력적 극단주의 새 진앙…테러사망 절반 차지"

연합뉴스 입력 02.08.2023 09:29 AM 조회 191
UNDP 보고서…종교보다 빈곤 등 경제적 이유로 가담
유엔개발계획 '아프리카 극단주의의 여정' 보고서 [UNDP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가 폭력적 극단주의의 새로운 중심지가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이곳 사람들은 종교적인 이유보다는 빈곤과 같은 경제적인 요인으로 폭력적 극단주의 세력에 동참하고 있다고 유엔은 진단했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7일(현지시간) 발표한 '아프리카 극단주의의 여정: 채용과 이탈 경로' 제하의 보고서에서 지난 5년간 전 세계적으로 테러에 의한 사망자 수가 감소했지만 2016년 이후 이곳에서는 테러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7년 이후 아프리카 대륙에서 최소 4천155건의 공격이 발생해 1만8천417명이 사망했으며, 소말리아가 가장 많은 사망자를 기록했다.

특히 2021년에는 전 세계 테러 관련 사망자의 절반 가까이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나왔으며, 소말리아,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말리 등 4개국에서만 3분의 1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UNDP는 보고서 작성을 위해 부르키나파소, 카메룬, 차드, 말리, 니제르, 나이지리아, 소말리아, 수단 등 8개국에서 2천196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했다.

이 가운데 1천 명 이상이 나이지리아의 보코하람, 소말리아의 알샤바브와 같은 극단주의 단체에서 활동했던 사람이다.

이들 가운데 '더 나은 생계를 위한 취업'을 극단주의 단체에 가담한 이유로 밝힌 사람은 25%로, 이는 2017년 첫 조사 당시보다 92% 정도 증가한 수치다.

반면에 종교적인 신념 때문에 가담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2017년 조사 결과보다 57% 감소한 17%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폭력적 극단주의의 중심지가 중동·북아프리카에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로 이처럼 극적으로 변화했으나 기후변화와 코로나19 대유행,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이슈에 밀려 상대적으로 국제적인 관심을 거의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아힘 슈타이너 UNDP 사무총장은 "우리는 폭력적 극단주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에 있다"며 "극단주의 단체들이 번성하도록 내버려 두면 폭력을 전 세계로 수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극단주의를 근절하기 위한 군사 작전은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했다"며 "폭력적 극단주의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시민에게 적절한 생계를 보장하는 등 사회적 계약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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