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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갈등 심화로 美 떠나는 중국계 과학자들 급증

주형석 기자 입력 09.24.2022 09:39 AM 조회 5,726
2021년 미국 떠난 中 과학자 1,415명.. 1년전보다 21.7%↑
수학-자연과학-공학-컴퓨터 과학 등 분야의 전문 인력들
대학이나 기업에 사표를 제출한 것을 기준으로 분류
중국계 최고급 과학 인력들 이탈로 美 기술력 퇴보 우려
지난 수년간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는 美-中 관계 여파로 중국인 과학자들이 미국을 떠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도 고급 두뇌 집단에 속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중국계 과학 인재들 이탈로 미국이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Wall Street Journal은 Ivy League 최고 명문 대학들인 프린스턴 대와 하버드 대, MIT 등의 학자들이 참여한 연구를 인용해 지난해(2021년) 1년 동안 미국을 떠난 중국인 과학자 숫자가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전년인 2020년에는 1,162명에 달했는데 지난해에 1,415명으로 253명 늘어나 1년 사이 21.7%나 증가한 것이다.

미국을 떠난 중국인 과학자들은 거의 대부분 초엘리트들이었다.

수학과 자연과학, 공학, 컴퓨터 과학 분야 등에서 전문 인력으로 일하다가 미국을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들 중국인 과학자들이 미국 대학 또는 미국 기업에 사표를 제출한 경우를 기준으로 삼아서 확인하고 집계한 것이다.

이렇게 사표를 던지고 미국을 떠난 중국인 과학자들 중에는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받은 야우싱퉁 교수가 있다.

야우싱퉁 교수는 지난 4월 하버드 대를 떠나 중국 칭화대로 갔다.

이처럼 미국을 떠난 중국인 과학자들이 지난해 크게 늘었지만 단지 애국심 하나 때문에 이 들이 미국을 떠난 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는데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으로 美-中 갈등은 그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미국 등 해외에 있는 자국의 과학 인재를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래도 미국에서 공부하고 일을 하던 중국인 과학자 대다수는 조국 부름에 응하지 않고 미국에 계속 머물렀다.

중국에서 학자로서 자유를 누리기 어렵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미국에서 교육받은 뒤 영주권 등을 취득해 거주에 문제가 없는데다, 명문대에서 정년 보장 교수가 되거나 유수의 기업에 재직하는 등 탄탄한 사회적 지위, 명예, 금전적 수익까지 보장이 된다는 점도 이유였다.

Wall Street Journal은 도널드 트럼프 前 대통령 시절 도입한 중국을 압박하는 ‘China Initiative’가 본격적인 美·中 대립의 시작이 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후에도 갈등이 더욱 심화된 것이 최근 중국인 과학자들이 미국을 떠나게 된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때 만들어진 ‘China Initiative’는 중국이 미국 첨단 기술을 빼돌리는 데 관여한 기업과 인사를 신속하게 조사해서 처벌하는 것이 핵심인 정책이다.

이 ‘China Initiative’가 시행된 이후 중국계 과학자들 사이에서 미국은 정치적으로 안전한 나라라는 믿음이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월 ‘China Initiative’를 폐기했지만 美·中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중국계 과학자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미국 입장에서도 중국계 과학자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게 문제인 것이 중국인 과학자 이탈이 미국의 기술력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美 싱크탱크 매크로폴로 조사 결과 지난 2020년을 기준으로 미국 기관에서 인공지능(AI) 업무를 하는 인력 중 27%가 중국계였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회장을 지낸 에릭 슈미트 美 AI 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은 중국 등 외국인 인력이 미국 국력의 원천이라는 말을 최근에 하면서 많은 인재를 배출하는 인구 대국 중국을 단절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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