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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중국 등 아시아 통화가치, 2분기에 IMF 위기 후 최대 하락

연합뉴스 입력 06.30.2022 09:24 AM 조회 925
한국·일본·중국·미국의 지폐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속에 아시아 신흥국 통화 가치가 2분기에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가파르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국·중국·홍콩·대만·인도 및 동남아시아 주요국의 통화 가치를 달러 대비로 표시한 '블룸버그 JP모건 아시아 달러 지수'는 한국시간 30일 오후 4시 기준 102.53으로 3월 말보다 약 4.5% 하락했다.

이 지수는 동아시아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6월 말 123.88(중간값)에서 9월 말 116.52, 12월 말 다시 97.00으로 떨어지며 그해 3분기 5.9%, 4분기 16.7%의 하락률을 기록한 바 있는데 그때 이후 약 25년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이라는 것이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이 지수는 3월 말 115.36에서 다음 해 3월 말 104.63까지 떨어졌으며, 이중 2008년 3분기 하락률이 4.1%였다.

원화 가치는 이날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0원을 돌파하는 등 이달에 월간 기준으로 11년 만에 최대폭 하락을 앞두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필리핀 페소 가치는 2분기에 1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 인도 루피화 가치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온 상태다.

해당 지수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엔화도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돈풀기 기조 고수에 따라 2분기에 달러 대비 11%나 가치가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가치 하락으로 딜레마에 빠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금리를 올려 자국 통화 가치를 지키고 인플레이션을 잡으려 할 경우 성장이 훼손된다. 만약 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환율을 방어하려면 오랫동안 간신히 쌓아놓은 외환보유고를 써야 한다.

반면 환율을 그저 시장에 맡길 경우 자본 유출과 환율 급등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그동안 아시아 국가들은 남미 등 타 지역보다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에 집중하며 금리 인상에 소극적이었는데, 경기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는 시장 평가가 나온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금리 인상을 미루면서 환율을 방어하려다 보니 외환보유고가 2020년 이후 최소 수준으로 감소했다.

골드만삭스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통화가 향후 대외여건 변화에 취약할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린 데 이어 다음 달에도 대폭 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신흥국들의 선택지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 역시 미국과의 금리 역전 우려 속에 올해 남은 네 차례(7·8·10·11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행은 다음 달 0.25%포인트 또는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시아 국가들의 상황이 1997년 외환위기 때나 2013년 '긴축 발작'때보다는 양호하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한국과 인도의 외환보유고도 1년여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지만, 한국은 4천억달러(약 519조원) 이상, 인도는 거의 6천억달러(약 778조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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