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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야구 최초 여성감독 볼코벡 "지원서에 남자 이름 적어내기도"

연합뉴스 입력 01.13.2022 09:27 AM 조회 1,040
유리천장 깬 볼코벡, 양키스 산하 싱글A 팀 감독 부임
"첫 번째 목표는 선수들 여자친구·반려견 이름 외우기…성장할 수 있는 환경 만들 것"
최초의 미국프로야구 여성 감독 레이철 볼코벡

미국프로야구 사상 첫 여성 감독이 된 레이철 볼코벡(35) 템파 타폰스(뉴욕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 로우 싱글A) 감독은 12일(미국시간) 화상 기자회견에서 감독직에 오르기까지 힘들었던 과정을 소개했다.


볼코벡 감독은 "야구단에 들어가기 위해 지원서에 남성스러운 이름을 적기도 했다"며 "어렵게 이 자리에 오른 만큼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데 많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볼코벡 감독은 대학에서 운동과학을 전공하고 2개의 관련 석사 학위를 받은 전문가다. 대학 졸업 후엔 소프트볼 선수 활동을 했다.

볼코벡 감독은 선수 은퇴 후인 2012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시간제 컨디셔닝 코치 활동을 하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와 인연을 맺었다.

그가 쌓은 이력은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세인트루이스 구단과 계약 만료 후 한동안 직장을 찾지 못했다.

볼코벡 감독은 MLB 수많은 구단에 지원서를 냈지만, 연락을 준 곳은 없었다.

볼코벡 감독은 이때 미국프로야구에 '유리천장'이 있음을 인지했다.

결국 볼코벡 감독은 지원서에 이름을 고쳐쓰기까지 했다. 그는 "수많은 지원서를 냈지만, 면접조차 보기 어려웠다"라며 "그래서 내 (여성)이름 레이철(Rachel)을 레이(Rae)로 바꿔서 냈다"고 말했다.



최초의 미국프로야구 여성 감독 레이철 볼코벡


볼코벡 감독이 다시 미국프로야구에 합류한 건 2014년의 일이다. 첫 직장이었던 세인트루이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풀타임 컨디셔닝 코치로 활동을 재개했다.

현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볼코벡 감독은 휴스턴 애스트로스 산하 마이너리그 구단을 거쳐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 정규직 타격 코치 자리까지 올랐다.

그리고 최근 양키스 산하 싱글A 팀 감독으로 부임해 미국프로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볼코벡 감독의 목표와 계획은 간단하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볼코벡 감독은 가장 먼저 선수들의 특징과 장단점을 파악하고 가족처럼 돌봐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수들의 여자친구, 반려견, 가족들의 이름을 모두 외우는 게 첫 번째 목표"라며 "선수들의 성장 환경을 개선하고 진정한 후원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키스의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은 "볼코벡 감독은 강하고 끈기 있는 지도자"라며 "더는 여성이 무슨 역할을 맡았다는 게 뉴스거리가 되지 않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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