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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쫓으려 핀 향이 참사 불렀나…대만경찰 화재 용의자 특정

연합뉴스 입력 10.14.2021 10:47 AM 조회 1,481
제대로 안 꺼진 향불 쓰레기통 버렸다 화재 발생 의심
희생자 46명 평균 62세…"새벽, 노인 많은 곳 화재로 피해 커"
대만 가오슝 청중청 빌딩 화재 현장

대만 가오슝(高雄)시의 노후 주상복합 건물에서 14일 새벽 불이 나 최소 87명이 숨지거나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현지 경찰이 이번 참사가 실화로 인한 것으로 의심하고 용의자의 신병을 확보했다.


14일 대만 연합보(聯合報)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청충청(城中城) 빌딩 화재 사건 용의자로 황(黃)모씨를 지목하고 신병을 확보했다.

경찰은 황씨가 이날 새벽 청중청 건물 1층의 골동품 가게에서 향을 펴 놓고 술을 마시다가 제대로 꺼지지 않은 향을 쓰레기통에 버렸고, 쓰레기통에서 난 불이 옆에 있던 가스난로로 옮겨붙으면서 대형 화재로 이어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소방 당국은 쓰레기통에서 처음 일어난 불이 가스난로에 옮겨붙으면서 목격자들이 언급한 '펑' 하는 폭발 소리가 들리게 된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대만 언론들은 화재가 일어나기 전에 최초 발화점 인근에서 남녀 연인이 싸워 경찰이 이들을 불러 화재 연관 가능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는데 황씨는 두 사람 중 한 명이다.

경찰은 자신과 다툰 남자친구가 먼저 떠나자 다른 지인과 가게 뒤편의 실내 공간에서 술을 마시면서 모기를 쫓기 위해 향을 피운 것을 확인했다.

대만 언론은 사건 초기 화재의 첫 발화 장소가 폐쇄된 다구(茶具) 상점이라고 보도했다가 골동품 가게로 정정했다.

황씨는 자신이 피웠던 향을 쓰레기통에 버린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청중청 건물 화재가 자신의 행위에서 비롯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15일 황씨를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2시 54분(현지시간)께 가오슝시 옌청(鹽정<벼화변 대신 흙토변 붙은 程>구의 청충청(城中城) 빌딩에서 화재가 발생해 최소 46명이 숨지고 41명이 부상했다.

한편, 리칭슈(李淸秀) 가오슝 소방국장은 희생자의 평균 연령이 62세였다면서 화재 발생 시각이 새벽인데다가 주민 중 노인들이 많아 사상자가 특히 많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는 지난 1995년 2월 타이중(臺中)시 중심가의 한 가라오케바에서 발생한 화재 후 26년 만의 최악의 화재로 기록될 전망이다. 1995년 당시 화재로 67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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