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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겨낸 "람보" 람 "토리 파인스 사나이는 바로 나"

연합뉴스 입력 06.21.2021 11:03 AM 수정 06.21.2021 11:04 AM 조회 832
188㎝·100㎏ 건장한 체격에 고비 때 강해…17·18번 연속 클러치 샷
아내에게 청혼한 골프장에서 2개월 아들과 함께 메이저 첫 승 자축
욘 람
욘 람(27·스페인)이 21일(한국시간) 제121회 US오픈 골프 대회 최종 라운드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5.5m 거리 버디 퍼트를 넣고 환호하는 장면에서 많은 이들은 2008년 US오픈의 타이거 우즈(46·미국)를 떠올렸다.

당시 우즈는 4라운드 18번 홀에서 약 4.5m 내리막 퍼트를 넣고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며 포효했다.

그때 규정에 따라 우즈는 다음날 로코 미디에이트(미국)와 함께 18홀 연장을 치렀고, 그것도 모자라 한 홀 더 추가로 연장전을 벌인 끝에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람도 이날 마찬가지였다. 후반 들어 계속 버디 퍼트가 조금씩 홀을 비켜 가며 애만 태우다가 17번 홀(파4)에서 7.5m 버디 퍼트를 넣어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과 공동 1위가 됐고, 18번 홀에서도 1타를 더 줄여 극적인 1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17, 18번 홀 모두 거리도 만만치 않았고 약간 내리막의 어려운 퍼트였다. 꼭 넣어야 할 때 넣는 클러치 능력은 람이 탁월하다.

그는 이 대회 전에 최근 우승이었던 지난해 8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BMW 챔피언십에서도 연장전에서 더스틴 존슨(미국)을 상대로 무려 20m 가까운 버디 퍼트를 넣고 우승했다. 
 

왼쪽부터 람의 어머니, 람, 아들, 아내 켈리, 아버지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람은 이번 우승으로 세계 랭킹 1위에도 복귀했다. 특히 US오픈에서 마지막 2개 홀 연속 버디로 우승한 선수는 잭 니클라우스, 톰 왓슨, 벤 호건 등 '골프 전설'들에 이어 이번 람이 네 번째다.

올해 US오픈이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 파인스 골프 코스는 그동안 우즈가 강한 골프장으로 잘 알려졌다.

우즈는 토리 파인스에서 8차례나 우승해 이 코스를 자신의 '텃밭'처럼 여긴다.

그런데 람도 이 골프장과 좋은 인연을 계속 이어가게 됐다. 람이 PGA 투어에서 처음 우승한 것이 2017년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인데 바로 그 대회장 역시 토리 파인스였다.

람은 지난해 1월 역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서도 준우승, 이 코스에서 개최되는 올해 US오픈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됐다.

또 그는 2017년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서 우승 당시 지금의 아내인 켈리에게 청혼했고, 올해 US오픈에서는 4월에 태어난 아들 케파와 함께 미국 아버지의 날에 우승해 기쁨이 더했다.
 

욘 람


람은 2주 전에 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3라운드까지 6타 차 선두를 달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4라운드에 뛰지 못했다.

13일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고 이번 US오픈을 준비한 그는 "부모님이 스페인에서 손자를 보러 미국으로 오셔서 3대가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며 "하지만 제 아들은 지금 이 상황을 알지 못할 것"이라고 즐겁게 웃었다.

람은 "사실 메모리얼 대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다음에는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했다"며 "다음에 어떤 일이 생길지는 몰랐지만 특별한 장소(토리 파인스)로 간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고 이 대회장과 좋은 인연을 강조했다.

188㎝의 키에 몸무게 100㎏의 건장한 체격을 갖춘 그는 성(姓)과 비슷한 '람보'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를 나온 그는 아마추어 시절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고, 2016년 프로로 전향했다.

PGA 투어와 유러피언투어에서 6승씩 따냈고 2019년 유러피언투어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다.

그의 이름 '욘'(Jon)은 미국에서는 대개 '존'으로 불리는데 국내에서는 국립국어원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욘'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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