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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신 장애인, 마라톤 33시간 50분 완주…보장구 착용

박현경 기자 입력 01.15.2020 04:33 AM 수정 01.15.2020 04:34 AM 조회 2,313
미 남동부에서 열린 마라톤 경주에서 반신불수 30대 남성이 근 34시간 만에 결승선을 통과해 보조장치 완주 기록을 경신했다.

인간승리의 주인공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사는 33살 하지 장애인 애덤 골리츠키다.

골리츠키는 지난 11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찰스턴 마라톤에서 외골격 보장구 로봇을 착용하고 33시간 50분 23초만에 코스를 완주했다고 CNN방송 등이 주최 측을 인용해 어제(14일) 보도했다.

이는 외골격 보장구 착용 마라톤 주자의 이전 최고 기록 36시간 46분을 3시간 가량 단축한 것이다.

골리츠키는 기네스 측에 새 기록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13일 취재진에 밝혔다.

그는 이날 힘겹게 걸음걸음을 내디디며 자원봉사자와 관중의 격려 속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골리츠키는 대학에 다니던 2005년 12월 차량으로 귀가하다 교통사고로 심각하게 척추를 다쳐 하반신이 마비됐다.
사고 직후 골리츠키는 의료진으로부터 다시는 걸을 수 없을 거라고 들었지만 10년 후 외골격 보장구 로봇을 착용해 다시 걸을 수 있었다.

외골격 보장구 로봇은 신경이 마비돼 걸을 수 없는 장애인에게 장착해 근골격계 역할을 하는 일종의 웨어러블 로봇이다.

그는 2016년에 비영리 단체 '나는 다리를 가졌다'를 세우고, 장애인 삶의 질 개선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100만보 걸음 투어' 목표를 세우고, 외골격 보장구를 입고 미국 전역에서 마라톤 경주에 참가해 총 100만보를 걷는 과제에 도전 중이다.
그는 현재까지 다양한 단축 마라톤에 47회 참가했으며, 작년 3월에 이어 풀코스 도전 두번째 만에 완주에 성공했다.

골리츠키의 '인간승리' 드라마 뒤에는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뜨거운 사랑이 있었다.

아버지는 아들의 마라톤 도전 때마다 차를 몰며 교통을 차단하는 역할을 했다.

골리츠키는 "현재까지 47회 경기에 참가했는데 그때마다 아버지가 함께 했다"고 말했다.

대회가 시작하기 전까지는 교통이 통제되지 않기 때문에 아버지는 차를 저속으로 운전하며 아들의 뒤를 따른다.

이번 찰스턴 마라톤에서도 아버지와 아들은 대회 이틀 전인 9일 밤 10시 30분 코스를 시작했다.

따라 걷는 자원봉사자들은 보장구의 배터리를 교체하고, 체중이 실리는 손을 마사지하며 골리츠키의 도전을 도왔다.

골리츠키는 영국 BBC방송과 화상 인터뷰에서 "척추 손상이 나를 규정하지 않는다"며 "부상이나 장애, 어떠한 역경도 결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제한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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