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높은 물가에 CA 주를 떠나는 엑소더스 현상이 지속하는 가운데 주 내에서도 비교적 주거비용이 낮은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기려는 주민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오렌지카운티 주민 3명 중 1명 이상이 치솟은 주거비와 식료품, 유틸리티 등 생활비로 인해 이사를 심각하게 고민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예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가족과 함께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는 28살 윤 모씨.
윤 씨는 과거 외식을 즐겨했지만 높은 물가에 요즘은 집에서 끼니를 해결합니다.
<“코로나 전이랑 지금만 비교해봐도 체감상 두 배에서 2.5배 더 비싸다고 느껴요”>
비싼 렌트비에 독립할 엄두도 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사실상 제가 만약 혼자 살아야했다면 현실적으로 살기 어려웠을 것 같다고 느껴지네요. 그렇게 살다보면 미래도 안보이고..가족이랑 안살았으면 룸메를 알아보거나 다른 주를 알아봤을 것 같아요”>
이사 준비에 한창인 어바인에 거주하는30살 권 모씨.
권 씨는 렌트비를 줄이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살기로 했습니다.
<“회사가 가까워서 멀리는 못가고 렌트비는 너무 비싸니까 친구들이랑 렌트비 쉐어라도 해야겠다 싶어서..이사를 결정했습니다.">
오늘(9일) 발표된 UC어바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렌지카운티 주민 3명 중 1명 이상은 이사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절반이 넘는 응답자는 “잠재적 이탈자”로 분류됐습니다.
성별로는 여성이 많았고, 연령별로는 40살 미만의 젊은층, 인종으로 보면 유색인종이 대다수였습니다.
주된 요인으로는 단연 높은 물가가 꼽혔습니다.
오렌지카운티를 떠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답한 응답자들 가운데 78%는 주거비를 생활의 중요한 요소로 꼽았습니다.
생활비를 꼽은건 76%.
다수의 주민들이 거주지를 선택하는데 있어 안전이나 세금, 교통, 가족과의 근접성 등 다른 요소보다는 물가를 고려하는 겁니다.
심지어 최근 오렌지카운티로 이사한 사람들조차도 주거비가 심각한 문제라고 말합니다.
근래 오렌지카운티로 이사한 응답자 71%는 저렴한 주택 부족을 이 곳의 가장 큰 문제로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5월 직장을 옮기며 오렌지카운티로 이사한 27살 이 모씨는 렌트비 감당이 어려워 처음으로 하숙을하며 지내고 있다고 말합니다.
< "LA에서 살고 있을 때도 렌트해서 사는게 쉽지는 않았는데.. 어바인으로 이사오고 나서 이제는 렌트하는 건 꿈에도 못꾸고 오히려 하숙집에서 살고 있는 상황이에요”>
오렌지카운티의 주택 문제는 오늘만의 일이 아닙니다.
오렌지카운티 비즈니스 협의회 월리스 월로드 경제 수석 고문은 “다양한 소득 계층에게 단기 임대, 렌트, 주택 소유의 기회가 각각 주어질 만큼 주택을 건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월로스 고문은 “그러기에 오렌지카운티에는 충분한 주택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2020년 남가주정부협회는 오렌지카운티에 약 18만 3천개의 추가 유닛을 위한 구역을 지정하도록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카운티 내 일부 로컬정부는 가속화될 도시화를 우려하며 반발했습니다.
월로드 고문은 오렌지카운티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동네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주민들을 내몰고 있는 문제를 다룰만한 조정된 리더십을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오렌지카운티의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지역 학교에 대한 정부 지원금이 감소해 등록률이 줄고 타지역에서 통근하는 사람들로 인해 교통이 악화될 뿐만 아니라 직원을 유지하는 데 고용주의 어려움이 커지는 등 현 추세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전예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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