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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앞서간 "비디오아트의 아버지"…백남준 다큐 첫 공개

연합뉴스 입력 03.30.2023 09:10 AM 조회 1,209
[울산시립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비디오아트'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故) 백남준(1932∼2006)을 주제로 한 첫 다큐멘터리 영화가 지난 29일 한국에서 공개됐다.

이날 오후 서울 이화여대 ECC 아트하우스 모모 1관에서는 영화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텔레비전이다'의 시사회가 열렸다.

백남준의 작업과 일생에 대한 이야기들은 그동안 단편적으로 소개됐지만 백남준을 다룬 다큐 영화 제작은 그의 사후 처음이다.

백남준의 1965년 작품에서 제목을 따온 영화는 1956년 백남준이 작곡을 공부하기 위해 독일 뮌헨으로 건너가는 시점에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후 일생의 친구가 된 작곡가 존 케이지를 비롯해 전위예술가집단인 '플럭서스'와의 교류, 뉴욕에서 첼리스트 샬럿 무어먼의 누드 공연을 시도하다 경찰에 체포된 일, 생활고에 시달리다 'TV 부처'의 성공으로 유명해지고 1982년 휘트니 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연 일 등 백남준의 작업 세계에서 중요한 전환점들을 함께 활동한 큐레이터나 미술사학자, 동료 등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를 곁들여 보여준다. 무어만과 머스 커닝햄, 부인 구보타 시게코(久保田成子·2015년 7월 별세), 장조카 하쿠다 겐 등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백남준 '다다익선'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 설치된 비디오 아트 거장 백남준의 대표작 '다다익선'[연합뉴스 자료사진]


또 1984년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프랑스 파리를 연결해 생중계했던 위성쇼 '굿모닝 미스터 오웰' 이후 34년 만에 한국에 귀국했을 당시 모습, 말년에 뇌졸중으로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작업을 놓지 않았던 모습 등을 생생한 자료 화면과 함께 소개하며 시대를 앞서간 예술가의 면모를 보여준다.

한국계 미국인인 어맨다 킴이 연출한 이 영화는 올해 선댄스영화제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에도 진출하며 관심을 모았다. 영화 '미나리'와 '버닝'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 스티븐 연은 내레이션을 맡았고 총괄 프로듀서(executive producer)로도 참여했다.



백남준 'TV 부처' [학고재갤러리 제공]


킴 감독은 영상 인사를 통해 "영화 제작이 쉽지 않았지만 백남준이 영감과 힘이 되어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지금 백남준이 상상했던 세상에 살고 있지만 젊은 세대들은 그를 잘 알지 못한다"라며 "이 영화를 통해 백남준의 선견지명과 삶이 더 알려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영화를 소장한 울산시립미술관의 서진석 관장은 시사회에 앞서 "백남준이 '지구인'이었던 만큼 자료 등이 전 세계 방방곡곡에 흩어져 있고 백남준의 천재성과 선도성 때문에 그의 작품이 항상 새롭게 보인다는 점, 저작권 문제 등으로 그동안 백남준 연구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런 문제들이 해결되면서 소중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면서 "이 영화는 대중과 호흡하기 쉬운 다큐 영화"라고 소개했다.

울산시립미술관은 다음 달 6∼8일 스크리닝 프로그램을 통해 영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일반 공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상영시간 1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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