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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사태로 중소은행 못 믿는 미국인…2주간 5천5백억 달러 인출

박현경 기자 입력 03.24.2023 08:24 AM 조회 4,487
은행 중 16번째 규모인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사태로 불안해진 미국인들이 중소 은행에 예치했던 5천 5백억 달러 예금을 더 안전하거나 수익률이 높은 금융기관으로 옮기고 있다.

미 최대 은행 JP모건에 따르면 최근 2주 동안 5천500억달러가 작은 지역 단위 은행에서 대형 은행과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이동했다고 워싱턴포스트 WP가 오늘(24일) 보도했다.

미 자산운용협회(ICI)는 SVB 붕괴 이후 2주 동안 주로 저위험 증권에 투자하는 뮤추얼 펀드의 일종인 MMF에 거의 2천400억달러가 유입됐다고 추산했다.

안전 자산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미 국채 2년물은 금리가 20%나 떨어졌다.

많은 자금이 동시에 이동하면서 더 위험한 자산에 대한 투자가 늘기도 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40% 올랐다.

야후뉴스와 유거브(YouGov)의 지난 21일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12%가 SVB 사태 때문에 은행에서 돈을 뺐고, 18%가 이를 고려했다고 답했다.

WP는 1년 전부터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인상하면서 미국인들이 이자를 거의 주지 않는 일반 은행 계좌에서 수익률이 더 높은 다른 투자처로 자금을 옮기기 시작했으며 이런 추세가 최근 SVB 사태로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규제 당국이 다른 은행에서도 대규모 예금 인출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신속히 개입했지만, 아직 은행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안은 남아 있다.

CA주 지역 은행인 팩웨스트 뱅코프는 올해 예금이 20% 줄었다고 발표한 뒤 주가가 17% 빠졌고,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대형 은행들이 300억달러를 수혈했는데도 고객들이 은행 전체 예금의 40%에 해당하는 700억달러를 인출했다.

중소 은행의 예금이 감소하면 대출 규모가 줄고,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면서 대출 금리가 따라 오르기 때문에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에 정부는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안을 잠재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모든 예금주의 돈은 안전하고 은행 시스템도 안전하다"고 말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22일 모든 은행 예금을 보호하는 포괄적 보험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시장이 불안해하자 다음날 "필요한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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