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 입력폼

빌게이츠 "코로나, 마지막 팬데믹이길…"전염병 소방서" 만들자"

연합뉴스 입력 03.21.2023 09:48 AM 조회 952
NYT 기고문…WHO·긴급대응단 주축 '화재 대비' 준하는 훈련 강조
"대규모 검사 역량도 갖춰야…부자나라들 자금 지원하길"
빌 게이츠 MS 창업자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대응에 실패한 경험을 발판 삼아 미래에 닥칠 전염병 위기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9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3년 전 코로나19 팬데믹을 처음 선언했을 때, 많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집단적 대응 실패의 정점을 찍었다"며 "우리가 또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세계는 기대했던 만큼 다음 팬데믹 대비에 노력하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19가 마지막 팬데믹이 되도록 지금 당장 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게이츠는 WHO가 구축 중인 '글로벌 보건 긴급 대응단'(Global Health Emergency Corps·GHEC)에 주목했다.

이 조직은 보건 비상사태와 관련한 세계 최고 수준의 지도자들로 구성되며 WHO와 기타 국제 네트워크, 국가기관 간 협력 아래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게이츠는 "전염병에 대응할 소방서가 필요하다"며 "GHEC는 소방관이 화재 대응 훈련을 실시하는 것처럼 전염병 발생에 대비한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바이러스 확산을 신속히 막으려면 무엇보다 질병 발생 사실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규모 검사 역량을 갖춰야 한다"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하수 검사를 예시로 들면서 "하수 샘플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면 신속 대응팀이 해당 지역에 배치돼 잠재적 감염자를 찾고, 대응 계획을 이행하고, 지역사회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마스크를 쓴 중국인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게이츠는 이런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도록 하려면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있다고 부연했다.

글로벌 보건 긴급 대응단에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립보건원(NIH)과 같은 연구 기관을 포함한 전 세계 전문집단이 적극 참여해 힘을 보태야 하며, 각 국가의 보건 관련 책임자도 동참해야 한다. 팬데믹 대응을 자원봉사에 의존할 수는 없다는 것이 게이츠의 주장이다.

아울러 부유한 국가를 중심으로 대응단에 자금을 제공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게이츠는 전했다.

그는 "코로나19가 보여줬듯 팬데믹은 1조달러(약 1천300조원) 규모의 문제"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큰 조치 중 하나는 WHO를 지원하고 글로벌 보건 긴급 대응단이 그 잠재력을 최대치로 발휘할 수 있도록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보건 긴급 대응단은 팬데믹 없는 미래를 위한 진전을 상징할 것"이라면서 "문제는 우리가 너무 늦기 전에 그 미래에 투자할 수 있는 선견지명이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게이츠는 지난해 출간한저서'빌 게이츠 넥스트 팬데믹을 대비하는 법'에서도 '글로벌 전염병 대응·동원팀'(GERM) 결성을 제안했다. 작년 8월 방한시 연합뉴스인터뷰에서는 감염병 대응에 있어서 한국의 역할을 당부하기도 했다.

게이츠는 코로나 창궐 5년 전인 2015년 테드(TED) 강연에서 "만일 향후 몇십 년 내 1천만명 이상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전쟁보다는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예견한 선각자로 주목받은 바 있다.
댓글 0
0/300
※ 이 댓글에 대한 법적 책임은 작성자에게 귀속됩니다.
  •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