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 입력폼

무섭고 징그럽지만 궁금한 뒷이야기…디즈니 드라마 "커넥트"

연합뉴스 입력 12.06.2022 09:17 AM 조회 1,265
미이케 다카시 감독, 정해인·고경표 등 한국 배우들과 첫 호흡
연쇄살인범 연결된 '신인류의 눈' 소재 SF 스릴러물
디즈니+ 새 드라마 '커넥트' [디즈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느닷없이 장기밀매조직에 납치된 남자는 몸이 절단되고, 안구가 적출된다. 장기가 훤히 보이만큼 벌려진 몸속에서 시뻘건 수십 개의 촉수가 뻗어 나오더니 빠른 속도로 엉겨 붙는다. 촉수가 연결되면서 남자의 몸은 상처 하나 없던 원래의 매끈한 상태로 회복된다. 남자는 온몸을 비틀며 괴로워하더니 이내 평온을 찾는다.

죽지 않는 불사(不死)의 몸을 가진 신인류 커넥트. 디즈니+ 새 드라마 '커넥트'는 동명의 웹툰을 생생하게 영상으로 완성해냈다. 절단된 신체를 가까이 들여다보는 듯 클로즈업한 장면은 징그러워 눈을 질끈 감아버리게 만든다.

일본 장르영화의 거장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신작답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공포영화 '착신아리'(2003)를 비롯해 '퍼스트 러브'(2020), '악의 교전'(2012), '13인의 자객'(2010) 등 범죄·호러·스릴러 장르에 특화된 연출력을 보여온 미이케 감독은 이번에도 순식간에 강렬한 장면들로 관객들의 시선을 붙들어 놓는다.

미이케 감독이 정해인, 고경표 등 한국 배우들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커넥트'는 죽지 않는 불사(不死)의 몸을 가진 신인류 커넥트와 안구 이식으로 커넥트의 눈을 갖게 된 연쇄살인마에 관한 이야기다. 정해인이 한쪽 눈을 잃은 커넥트 동수를, 고경표가 연쇄살인마 진섭을 연기했다.



디즈니+ 새 드라마 '커넥트' [디즈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총 6부작 가운데 언론에 먼저 공개된 1∼3부작은 공포영화 같은 SF 스릴러라는 느낌을 준다. 드라마 초반에는 잔혹한 장면을 크게 확대해 보여주거나, 갑자기 전화벨 소리를 울리는 등 공포감을 형성하는 데 공을 들인다.

동수의 서사가 징그럽고 무서운 분위기에서 흘러간다면 진섭의 서사는 차분하고 서늘한 분위기에서 기괴한 공포를 만들어낸다.

진섭은 가시가 돋친 장미 덩굴에 엉킨 여인의 동상으로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다. 아름다운 조형물로 보이던 동상에 사람들이 몰려든 순간, 갑자기 동상의 손끝, 눈 등에서 검붉은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이 동상은 바로 진섭이 살해한 사람의 시신으로 만든 '사체 아트'다.

상반된 분위기로 극을 이끌어가는 정해인과 고경표의 연기는 훌륭하다. 작품마다 다른 색깔을 보여주는 연기력이 탄탄한 배우들이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스스로 갖고 있던 틀마저 깬 느낌이다.

두 사람의 서사는 서로의 시각이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부터 겹쳐진다. 남들과 다른 자신의 존재에 외로움을 느껴온 동수가 기타를 치며 부른 노래가 두 사람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가 작사·작곡에 참여한 이 노래는 서정적인 분위기로 극의 긴장감을 이완시키기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디즈니+ 드라마 '커넥트 [디즈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점점 얽혀들어 가는 동수와 진섭의 관계나 동수를 도와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 최이랑(김혜준 분),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을 쫓는 최 형사(김뢰하)의 역할이 커질수록 이야기가 어떻게 끝을 맺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다만 신인류, 시각 동기화 등 공상과학 같은 설정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직접적이다 보니 조마조마하게 상황을 파악해가던 맥을 끊어놓기도 한다. 동수는 "그때 눈이 다른 사람에게 이식된 건가?" ,"내 눈을 가져간 놈이 살인자였어"라며 드라마 속 상황을 설명하듯 혼잣말한다.

동수가 자신의 눈을 이식받은 이가 연쇄살인마라는 사실을 알아챈 뒤 살인을 막겠다며 막무가내로 진섭을 추적하는 전개도 조금은 갑작스럽다. 자신의 눈을 되찾는 것보다 '히어로' 역할을 하는 데 더 강렬한 감정을 내보일 때는 그에 맞는 동기 부여가 있어야 할듯싶다.



디즈니+ 새 드라마 '커넥트' [디즈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댓글 0
0/300
※ 이 댓글에 대한 법적 책임은 작성자에게 귀속됩니다.
  •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