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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방한중인 손정의 만났다…포괄적 협력 논의한 듯

연합뉴스 입력 10.05.2022 09:39 AM 수정 10.05.2022 11:02 AM 조회 785
당초 예상했던 ARM 지분 매각 등 구체적 논의는 없는 듯
2019년 손정의 회장 방한 당시 만찬장으로 향하는 이재용 부회장과 손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지난 4일 방한 중인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만났다.

이번 회동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과 영국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ARM 간의 전략적 협의 방안에 대해 관심이 쏠렸으나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은 전날 오후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 등이 동석한 가운데 면담했다.

면담 후에는 만찬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은 긴밀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앞서 손 회장이 2013년과 2014년, 2019년 한국을 찾았을 때 이 부회장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손 회장은 이번 회동에서 삼성과 ARM의 중장기적이고 포괄적인 협력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초 일각에서 예상했던 ARM 지분 매각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오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손 회장은 지난 1일 3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손 회장의 방한을 두고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과의 회동 내용과 삼성과 ARM 간 협력 방안 등에 주목해 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손 회장은 방한에 앞서 "이번 방문에 대한 기대가 크다. 삼성과 ARM 간 전략적 협력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중남미와 영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김포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다음 달에 손정의 회장이 서울에 오는데, 아마 그때 무슨 제안을 하실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SBG) 회장
영국에 본사를 둔 ARM은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IT 기기의 '두뇌'로 불리는 반도체 설계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소프트뱅크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각각 지분 75%, 25%를 보유하고 있다.

ARM이 AP 설계 기술에 대한 지식재산권(IP) 라이선스를 차별 없이 전 세계 기업에 공급하면서 현재 모바일 기기의 95%가 이 회사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2020년 ARM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당시 주가 기준으로 400억달러(약 47조8천억원)에 매각하려 했지만, 영국을 비롯한 각국 규제 당국의 반대로 올해 초 결국 무산됐다. 이후 소프트뱅크는 ARM 매각 대신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해왔으나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규제 당국 승인이나 인수 자금 등을 고려할 때 삼성이 단독으로 ARM을 인수할 가능성은 낮게 전망해 왔다.

엔비디아의 인수 무산 사례처럼 독과점을 우려하는 각국 규제당국의 인수합병(M&A) 승인 가능성이 희박하고, 반도체 업계 경쟁사들의 견제도 심하기 때문이다.

ARM의 몸값이 최대 80조∼100조원에 달하는 것도 부담이다.

대신에 삼성전자가 ARM 상장시 프리 IPO 과정에서 일부 지분을 인수해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거나, 다른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SK하이닉스[000660]와 퀄컴 등도 컨소시엄 구성에 관심을 보인 바 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올해 3월 "ARM은 한 회사가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전략적 투자자들과 함께 컨소시엄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외신에 따르면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도 5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ARM의 지분 매입을 추진할 것이라며 ARM을 인수하기 위한 컨소시엄에 참여할 의향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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