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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실습생 연기한 김시은 ""다음 소희"들 더는 없기를"

연합뉴스 입력 05.25.2022 05:43 PM 수정 05.25.2022 05:44 PM 조회 1,661
칸 비평가주간 '다음 소희' 주연…실습 나간 특성화고 학생 역
"꼭 만들어지길 바란 영화…첫 주연작으로 칸 입성, 말도 안 되는 일"
제75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 '다음 소희' 주연 배우 김시은[트윈플러스파트너스, 키이스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상에 다음 소희는 더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제75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 '다음 소희'에서 주연한 김시은은 25일(현지시간) 공식 상영 전 한국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영화에서 특성화고를 다니다 콜센터로 실습을 나간 소희를 연기했다. 노동자도, 학생도 아닌 '실습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생애 첫 직장에서 온갖 부조리한 일을 당하다 끝내 생을 마감하는 역할이다.

김시은은 "내가 캐스팅되건 안 되건 이 영화는 꼭 세상에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메시지가 뚜렷한 영화기 때문에 이 이야기가 공개되면 사람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제가 연기하며 느낀 감정이 조금이라도 가닿아서 '그래 이런 일이 있었지' 하고 한쪽에 간직하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어요."

그 역시 이번 역할을 맡으면서 영화가 2016년 전주의 한 콜센터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일을 바탕으로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김시은은 "사회 문제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며 "조금이나마 사회 문제에 더 관심을 두고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게 됐다"고 했다.

 

영화 '다음 소희' 속 한 장면[트윈플러스파트너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주리 감독은 소희 역을 맡을 배우를 물색하던 와중에 김시은을 만났고, 처음 만난 그 자리에서 영화 주연을 한 번도 맡아본 적 없는 그에게 캐스팅을 제안했다고 한다. 정말로 소희가 와서 자신에게 얘기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김시은은 "미팅 때 여러 이야기를 하다가 감독님이 같이 작품을 해보자고 하더라"며 "지금까지도 왜 저를 캐스팅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소희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차츰 생을 놓아가는 모습을 표현하는 데는 정신적인 어려움이 따랐다. 극에 몰입해 소희가 되어 갈수록 그의 고통이 배우 김시은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통화 중인 고객에게서 성희롱을 당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그는 말했다.

"한창 힘들어할 때 정주리 감독님께서 '촬영 현장이 아닌 곳에서는 소희가 아니어도 된다'고 얘기해주셨어요. 그 말씀 한마디에 심리적으로 풀려나면서 저와 소희를 분리할 수 있었죠."

그는 "소희를 '진짜'로 표현하는 올바른 방향을 찾으려 감독님과 엄청나게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면서 "조금만 몰입을 못 해도 감독님은 바로 눈치를 채더라"며 웃었다.

주로 드라마에서 활약한 김시은이 영화 주연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첫 주연작으로 칸에 입성한 소감을 묻는 말에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인생에서 이런 경험은 또 있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제75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 '다음 소희' 주연 배우 김시은[트윈플러스파트너스, 키이스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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