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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 멸망시킨 베수비오 화산 폭발, 히로시마 원폭급 위력"

연합뉴스 입력 12.02.2021 09:41 AM 조회 813
"헤르쿨라네움, 20m 높이로 진흙에 덮여 산소 차단돼…빵 등 유기물 발견"
헤르쿨라네움 유적지





약 2천년 전 이탈리아 고대 도시 폼페이와 헤르쿨라네움을 멸망시킨 베수비오 화산의 위력이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수준이었다고 영국의 일간 가디언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인근 베수비오 화산은 서기 79년 폭발했고, 이 영향으로 당시 로마에서 가장 번성했던 도시였던 폼페이와 헤르쿨라네움은 한순간에 멸망했다.

이탈리아는 최근 헤르쿨라네움 유적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10월 유적지 인근 해변에서 한 남성의 유골을 발굴했다.

고고학자들에 따르면 이 남성은 사망 당시 40∼45세로 용암을 피해 바다로 도망가다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남성은 나무 상자가 들어있는 작은 가죽 가방을 움켜쥐고 있었으며 가방 밖으로 철이나 청동으로 추정되는 반지가 튀어나와 있었다. 



헤르쿨라네움에서 발굴된 유골





이번 발굴작업을 이끈 프란체스코 시라노 헤르쿨라네움 고고학 공원 원장은 이 남성의 뼈가 붉은색을 띠고 있는데, 이는 남자의 피가 남긴 얼룩의 흔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런 점을 볼 때 전문가들은 당시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400∼500도로 추정되는 화쇄암이 헤르쿨라네움을 덮쳤고, 사람들의 뇌와 피를 순식간에 끓게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헤르쿨라네움 보존 프로젝트에 참여한 고고학자 도메니코 카마르도는 가디언에 "이곳에서 발견된 당시 희생자들의 유해는 히로시마 원폭 때 발견된 유해와 비슷한 상태"라며 "정말 큰 공포와 비극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헤르쿨라네움은 나폴리만에 있는 해안 도시로 폼페이보다 덜 알려진 곳이다. 이번 발굴은 1980∼1990년대 300여 명의 유해가 발견된 지 약 30년 만에 이뤄졌다.

18세기 초 우물을 찾는 과정에서 처음 존재가 드러난 헤르쿨라네움은 폼페이보다 부유한 도시로 추정된다. 이곳에서는 프레스코화(벽에 석회를 발라 그린 그림)와 모자이크 바닥으로 장식된 호화로운 저택들이 발굴됐다.

또 열과 재에 의해 탄화된 나무 가구와 두루마리뿐 아니라 과일과 빵 등 유기물도 발견됐다. 



베수비오 화산





헤르쿨라네움에서 폼페이와 달리 유기물이 발견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발굴단은 두 지역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화산 폭발을 맞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카마르도는 "폼페이는 베수비오 화산에서 나온 화산재와 용암 조각들이 3∼4m 높이로 쌓이면서 도시 전체가 매장됐다"며 "반면 헤르쿨라네움은 400도가 넘는 화쇄암 구름에 의해 주민과 나무 등 생명체가 모두 불타고 나서 화산에서 나온 진흙 파도에 20m 두께로 덮이면서 동결됐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쌓인 진흙이 굳어지면서 산소를 차단, 음식 같은 유기물이 보존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발굴단은 희생자의 유해를 더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발굴한 유적의 일부를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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