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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불매운동 당한 H

연합뉴스 입력 07.23.2021 10:38 AM 조회 1,550
누리꾼들 반응 엇갈려…"안 팔리는 옷 창고정리" vs "누구 도움이든 감사"
중국 당국에 미운털 박힌 마윈 등 빅테크 일제히 거액 기부
중국 상하이의 H&M 매장 [촬영 차대운]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산(産) 면화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중국 소비자들의 거센 불매 운동에 직면한 패션 브랜드 H&M이 중국 허난성 수재민들을 위해 억대 기부를 하고 나섰다.

H&M은 22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허난성 자선총회에 100만 위안(약 1억7천만원) 및 100만 위안 어치의 의류를 보냈다면서 비록 작은 힘이지만 사랑과 온기가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현금과 물품을 더한 총 기부 규모는 3억원대에 달한다.

회사 측은 "허난성 등지에서 일어난 초대형 재난에 우리의 마음이 아팠다"며 "H&M의 전체 중국 임직원은 수재 극복을 위해 최일선에서 일하는 분들께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H&M은 과거 신장 면화 사용 거부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는 이유로 올해 중국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 정부가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신장 면화 보이콧을 세계에 촉구하고 나서면서 신장 면화를 거부하는 것이 미중 신냉전 속에서 중국에 등을 돌리고 미국의 편에 선 행동으로 간주됐기 때문이다.

지난 3월부터 중국에서는 당국의 노골적 부추김 속에서 신장 면화를 쓰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H&M, 나이키 등을 대상으로 한 불매 운동이 일었다.

특히 H&M은 '신장 면화 보이콧'에 나선 대표적인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지목되면서 중국 매출이 30% 가까이 급감하는 피해를 봤다.

중국은 예전에는 H&M 전체 매출의 6%를 차지해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시장이었다. 하지만 불매운동 이후 H&M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섯 번째로 낮아졌다.

H&M이 외국 기업 중 앞장서 허난성 수재민을 위한 기부에 나선 것은 악화한 중국 내 이미지 개선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누리꾼 사이에서는 긍정과 부정 반응이 엇갈렸다.

누리꾼 '렁징더(冷靜的)*****'는 H&M의 웨이보 계정에 단 댓글에서 "어디에서 온 도움이든 정저우에 있는 나는 모두의 도움에 감사한다"며 "이것(수재)은 사람과 자연과의 투쟁"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北海道**'라는 아이디를 쓰는 이는 "당신들의 도움은 고맙지만 옷을 살 사람이 없어서 창고정리를 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기부의 순수성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중국 전역에서 허난성 수해 피해 상황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H&M처럼 그간 중국에서 여러 이유로 곤란한 처지에 놓인 기업들이 허난 수재민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현상이 눈길을 끈다.

작년 공개 석상에서 당국을 정면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가 당국에 단단히 미운털이 박힌 마윈(馬雲)과 알리바바 그룹이 총 2억5천만 위안(약 433억)으로 가장 큰 규모의 기부에 나선 가운데 강화된 정부의 규제에 따라 사업 향배가 크게 좌우될 텐센트, 바이트댄스, 디디추싱, 메이퇀, 핀둬둬 등 빅테크 기업들도 1억 위안(약 177억원)씩을 내놓았다.

이들 민간 인터넷 기업의 기부액은 중국 국유기업들의 기부액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수준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사회적 책임보다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사회적 비판과 중국 당국의 조사에 직면한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기부에 나섰다"며 "빅테크 기업의 기부 발표는 중국 국영 기업들과 전통적인 거대 기업에 앞서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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