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 상담을 하다 보면 가끔 아쉬운 회원들이 있다.
객관적인 조건만 놓고 보면 충분히 좋은 배우자를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다.
한 남성 회원도 그랬다.
대기업에 다니고 있었고 연봉도 높았다. 외모도 준수했고 성격도 무난했다.
부모님도 안정적인 가정환경을 갖추고 있었다.
주변에서는 "왜 아직 결혼을 안 했냐"는 이야기를 자주 들을 정도였다.
그런데 문제는 따로 있었다.
좋은 사람이 있으면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실제 만남에는 늘 신중했다.
소개가 들어오면 바쁘다는 이유로 일정을 미뤘고, 사진이 기대와 조금 다르면 만나기 전에 거절했다.
한 번 만나고 나서도 특별한 문제가 없는데 "좀 더 생각해 보겠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는 사이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났다.
그동안 소개받은 사람들 중에는 실제로 좋은 인연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었던 상대도 적지 않았다.
어느 날 그 남성이 이런 말을 했다.
"돌이켜보니 저는 좋은 사람을 못 만난 게 아니라 만날 기회를 자꾸 놓쳤던 것 같아요."
그 말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결혼은 좋은 조건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좋은 조건은 만남의 기회를 넓혀줄 수는 있지만, 결국 인연은 사람을 만나고 알아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실제로 결혼한 회원들을 보면 완벽한 확신이 있어서 만남을 시작한 경우는 많지 않다.
일단 만나보고, 대화를 나누고,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관계가 발전한 경우가 훨씬 많다.
좋은 인연은 준비된 사람에게 찾아온다는 말이 있다.
결혼에서 준비란 경제력이나 직업, 집과 같은 물질적인 준비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볼 수 있는 열린 마음, 상대의 장점을 발견하려는 태도,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한 걸음 내디딜 수 있는 용기 역시 중요한 준비의 일부다.
물론 신중함은 필요하다. 하지만 신중함과 망설임은 다르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기회가 왔을 때 움직이지 않는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결혼은 준비된 사람에게 찾아오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결국 행동하는 사람이 붙잡게 되는 기회이기도 하다.
생각만으로는 인연이 시작되지 않는다. 결혼도 결국 행동하는 사람이 기회를 잡는다.
이웅진(결혼정보회사 선우 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