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 이야기

진 최

진 발레스쿨 원장

  • 한국 무용교사협회 미지부 회장 미주예총이사
  • 한미무용연합회장

460. 발레하는 할머니들의 인문학, 오디세이를 만나다.

글쓴이: 발레리나  |  등록일: 09.27.2026 10:47:42  |  조회수: 20

발레하는 할머니들의 인문학, 오디세이를 만나다.


학창 시절,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오디세이를 읽었다. 그때는 고전이니까한 번쯤 읽어야 한다는의무감으로 책장을 넘겼다. 신과 영웅이 등장하고 전쟁과모험이 펼쳐지는 먼 옛날의신화와 전설로만 스쳐 지나갔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보니, 그렇게 지나쳤던 이야기들이내 삶 깊숙이 자리잡고 있었다. 역경 속에서도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인간의의지, 유혹 앞에서의선택, 사랑과 기다림, 용기와 지혜가 어느새삶의 방향을 잡아주는 좌표가되어 있었다.


4년 전, 독서 모임을 통해그 고전을 다시 만났다. 같은 이야기인데도 전혀다르게 다가왔다. 책이 변한것이 아니라 내가 변한것이었다. 젊은 날에는 신화와모험담으로 보였지만, 이제는 인간은무엇을 위해 살아가며 수많은방황과 시련 끝에 어디로돌아가야 하는가를 묻는 인생의여정으로 읽혔다.


그래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영화 오디세이 소식이 무척반가웠다. 나는 할리우드 차이니즈시어터로 향했다. 원작과 다른해석도 있었지만, 그 다름속에서 창작자의 독창적인 시선을발견했다. 수천 년 된고전을 오늘의 감각과 상상력으로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것! 그것 또한 예술의힘이 아닐까?


영화가 끝났을 때 가장먼저 떠오른 사람들은 함께웃고, 배우고, 춤추는 우리 실버 발레팀이었다. 내가 받은 감동을 나누고싶었다. 그래서 그날 우리는발레 수업도 빼먹고 영화관으로향했다. 평소 같으면 바를잡고 플리에와 탄듀를 할시간에 나란히 극장에 앉아호메로스의 세계로 여행을 떠났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이야기는계속되었다. 나는 학생들에게 오디세이에등장하는 사이렌의 신화와, 오늘날 스타벅스 로고의 이미지역시 그리스 신화 속두 꼬리를 가진 사이렌에서유래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수천 년 전 신화속 존재가 오늘날 우리의일상 속에 살아 있다는사실에 모두 신기해하고 재미있어했다. 영화 속 장면 하나가문학과 신화, 예술과 일상을이어준 것이다.


그러자 한 학생이 어깨를으쓱하며 말했다. “선생님, 우리는 인문학과 예술을 아는할머니들이네요!”

모두 웃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틀린 말도 아니었다. 발레도 하고, 호메로스를 이야기하고, 영화 속신화와 예술까지 논하는 우리! 이 정도면 조금으쓱해도 되지 않을까? 그것은 허세가 아니라 세월을배움으로 바꾸어 온 발레하는할머니들의 유쾌한 자부심이었다.

나는 발레가 단지 동작을배우는 예술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춤은 문학과 음악, 미술과 역사, 신화를 만날 때 더욱깊어진다. 문학을 알고 춤을보면 몸짓 속 이야기가보이고, 음악을 이해하며 춤을추면 작은 동작에도 삶의감정과 시간이 담긴다.


젊은 무용수의 몸에 가능성과테크닉이 있다면 세월을 살아온사람의 몸에는 인생의 이야기가있다. 높이 뛰고많이 도는 것만이 춤의아름다움은 아니다. 지나온 시간이한 걸음에 스며들고 살아낸감정이 손짓으로 피어날 때, 몸은 자신의 역사를말한다. 그것이 세월이 만들어내는춤의 미학이다.


오디세우스에게 긴 항해가 있었듯우리에게도 저마다의 오디세이가 있다. 잔잔한 바다도 있었고폭풍도 있었으며, 때로는 길을잃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는여전히 새로운 것을 배우고, 아름다운 것에 감동하며, 춤춘다.


우리는 세월을 견뎌온 사람들이아니라 세월을 춤추는 사람들이다! 오늘도 다시 발끝을세운다. 우리의 오디세이는 아직끝나지 않았으므로!



#한미무용연합 #진발레스쿨#진최의무용이야기#실버발레#오디세이

#KOADanceFederation #JeanBalletSchool #JeanChoisDanceStory #SilverBallet #TheOdyssey

·        

·        

·       www.koadance.org

·       www.balletjean.com

·       한미무용연합진발레스쿨

·       3727 West. 6th Street #607. LA CA 90020

·       Tel: 323-428-4429

 



 

DISCLAIMERS: 이 글은 각 칼럼니스트가 직접 작성한 글로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작성자에게 있으며, 이 내용을 본 후 결정한 판단에 대한 책임은 게시물을 본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는 이 글에 대한 내용을 보증하지 않으며, 이 정보를 사용하여 발생하는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라디오코리아의 모든 게시물에 대해 게시자 동의없이 게시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 등의 행위는 게시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금합니다. 이를 무시하고 무단으로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하는 경우 저작재산권 침해의 이유로 법적조치를 통해 민, 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This column is written by the columnist, and the author is responsible for all its contents. The user is responsible for the judgment made after viewing the contents. Radio Korea does not endorse the contents of this article and assumes no responsibility for the consequences of using this information. In principle, all posts in Radio Korea are prohibited from modifying, copying, distributing, and transmitting all or part of the posts without the consent of the publisher. Any modification, duplication, distribution, or transmission without prior permission can subject you to civil and criminal liability.
전체: 452 건
1 2 3 4 5 6 7 8 9 10 다음







사람찾기

행사/소식

렌트&리스

비지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