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 이야기

진 최

진 발레스쿨 원장

  • 한국 무용교사협회 미지부 회장 미주예총이사
  • 한미무용연합회장

406. 열림의 미학, 빛의 춤 — 올라퍼 엘리야슨의 (OPEN) 전시를 다녀와서...

글쓴이: 발레리나  |  등록일: 06.05.2025 01:25:45  |  조회수: 122

 한미무용연합회회장. 진 발레스쿨 원장 (진최)


열림의 미학, 빛의 올라퍼 엘리야슨의(OPEN) 전시를다녀와서...


 올라퍼 엘리야슨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은 한미여성회(KAWA) 서양 미술사 수업 시간이었다. 눈에 보이는 너머, 감각과 공간, 움직임을 다루는 그의 예술 세계는 처음부터 강하게 마음을 끌었다. 작년부터MOCA에서 그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미술사 회원들이 단체로 간다고 했지만 나는 발레 수업 일정 때문에 함께하지 못했고, 아쉬움이 오래 마음에 남아 있었다.


 이번메모리얼 데이 연휴, 드디어 전시장을 찾았다. 그런데 너무 성급했던 걸까?  주소도 확인하지 않고 브로드 미술관 앞에 있는 MOCA 가서"엘리야슨 예약했습니다" 하고 당당히 QR코드를 내밀었지만, 직원은 웃으며 말했다. " 전시는 다른 , 게펜 컨템포러리에서 열리고 있어요." 결국 다시 차를 몰고 이동했고, 주차비만 . 예술 체험은 시작도 전에 20달러짜리 예습으로 출발했다. 순간 나는 엘리야슨의 설치미술 속에서 길을 잃기 전에, 도시 속에서 먼저 길을 잃은 셈이었다. 어쩌면 모든 과정이 이미 예술적 경험의 일부였는지도 모른다. 미술도, 인생도, 공간의 개념은 우리가 예상하는 방식으로 배치되어 있지는 않다는 다시 실감했다.


 번째 전시장, The Geffen Contemporary 도착해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있었다. 전시 제목인 (OPEN)단지 문이 열려 있다는 뜻이 아니었다. 이곳은 감각을, 나의 시선을, 안의 생각들을 조용히 '열어주는' 공간이었다. 엘리야슨은 우리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다른 사람의 시선에, 느림에,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데에 열려 있는가?" 질문 앞에 서자, 나도 모르게 마음속 하나가 열리는 느낌이 들었다.


 전시장안에서는 빛과 그림자, 색과 공간이 끊임없이 변하며 나를 감쌌다. 보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전시였다. 나는 어느새 공간 안에서 멈춰 , 작품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무용수처럼 말이다.


 나는미술관에 가면 가끔 그림 앞에서 포즈를 취하거나 춤을 춘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동작이 아니라, 그림 속의 선과 색이 안에서 하나의 리듬이 되어 퍼질 ,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것이다. 발레는 내가 예술에 반응하는 방식이고, 나만의 감상이다. 엘리야슨의 작품 앞에서 나는 행동이 '이상한 ' 아니라'예술에 닿는 방식'이라는 확신하게 되었다. 그는 나에게 말하는 같았다. "괜찮아,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봐." 예술을 머리로만 이해하려 하지 않고, 몸으로 받아들이는 감상법그것이야말로 내가 예술과 가장 가까워지는 순간이다.


 그림앞에서 당당히 춤을 추고 포즈를 취할 곁엔 언제나 조용히 사진과 영상을 열심히 찍어주는 옆지기 남편이 있기에, 예술의 길이 외롭지 않은 따뜻한 동행자 덕분인 같다.


 전시가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있다. 지난 3, 한국 리움 미술관에서 구석계단 위에 놓인 인상적인 구조물을 적이 있다. 누가 만든 건지도 모른 '정말 멋지다' 감탄만 했는데, 이번에 미술사 수업에서 그것이 올라퍼 엘리야슨의 작품이라는 알게 되었다. 그렇게 우연히 마주쳤던 감동이 이제는 이름과 의미를 가진 예술로 되살아났다. 알지 못한 느꼈던 감정이, 이제는 이해되고 다시 바라보게 되는 . 과정이 바로 예술의 깊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게다가엘리야슨은 단순한 설치미술가가 아니다. 그는 청소년 시절 브레이크댄스를 추던 무용수였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에는 몸과 공간, 움직임에 대한 감각이 살아 있다. 무용수들과 협업한, 빙하와 함께한 퍼포먼스 같은 작품을 보면, 그가 빛과 , 자연과 공간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예술로 풀어내는지를 느낄 있다.


 그는말한다. "내가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예술이다." 말이 오늘따라 깊게 다가왔다. 춤도 그렇다. 무대 위에서의 움직임은 단순한 동작이 아니라 생각과 감정이 흘러나오는 하나의 형식이다. 나의 사유, 나의 존재가 몸을 통해 표현될 , 그것은 예술이 된다.


 오늘나는'빛의 ' 보았다. 그리고 안에서 , , 예술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미술사 수업을 통해 차곡차곡 쌓아온 생각들이 이렇게 나를 깊은 예술로 이끈다는 것을. 작품을 바라보는 , 세상을 감각하는 마음, 자신을 성찰하는 시선—all of them have been shaped through art. 미술사는 지식이 아니라, 안을 풍성하게 만드는 뿌리 같은 것이다. 그래서 나의 춤도, 나의 삶도, 뿌리에서 자라 조금씩 높은 빛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래서나는 진발레스쿨 '발사모(발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에게 미술사 수업을 적극 권한다. 결과 지금은 정말 많은 분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그림을 통해 세상을 다르게 보고, 춤을 통해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는 미술은 감각을 일깨우고, 무용은 감각을 몸으로 피워내는 예술이다. 세계가 만나는 지점에서, 우리는 삶을 풍요롭게, 빛나게 가꿔 나간다. 누군가는 새롭게 눈을 뜨고, 누군가는 잊었던 날개를 되찾는다. 그렇게 우리의 일상에도 예술의 기적은 조용히 깃든다.

 

 

 www.koadance.org www.balletjean.com

한미무용연합회. 진발레스쿨

3727 West. 6th Street #607. LA CA 90020

Tel: 323-428-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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