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자산을 가진 43세 사업가가 맞선을 본 적이 있습니다.
연령대와 정서적인 측면 등을 고려해서 37세의 미술계 종사자를 소개했는데요. 맞선을 본 날 저녁, 남성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런 경우 이유는 둘 중 하나입니다. 아주 좋거나, 아주 나쁘거나.
그 남성은 후자였습니다. “여보세요”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훅 치고 들어오더군요.
“아니.. 도대체 왜 그런 여자를 소개하신 겁니까?”
“그런 여자라면...”
“완전 아줌마잖아요. 나이가 너무 많아요.”
‘그런 님도 아저씨잖아요.’ 라고 말하려다가 꾹 참았습니다.
“여성분과 6살 차이 나는데, 요즘은 대부분 연령차가 적습니다.
나이차 나는 만남을 원하셔서 그래도 맞춰드린다고 한 건데..”
“6살이 뭐가 차이가 많이 납니까?”
“그럼 회원님은 어느 정도 차이를 생각하셨어요?”
그는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10살 이상은 되야죠. 사실 15살까지도 생각해봤어요.”
잠시 기가 막혔지만, 그와 얘기를 나누다 보니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는 30대 초반에 정말 사랑하는 여자를 만났는데요. 능력이 없다고 여자 아버지로부터 심한 모욕을 당한 후 이별을 했다고 합니다. 그 후 죽어라 일만 해서 성공하고는 젊고 예쁜 여자와 결혼해서 그 여자가 자신을 찬 것을 후회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합니다.
자신이 가난해서 차였으니 돈을 많이 벌면 언제라도 원하는 결혼을 할 수 있을 걸로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이 남성처럼 사회적인 성공을 위해 결혼을 미루는 경우 그에 대한 보상심리가 강해서 과한 이성상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또 한 사례는요, 아들 둘, 딸 넷을 둔 가정이 있었습니다.
아들-딸-딸-딸-딸-아들 순서인데, 희한하게도 아들 둘은 결혼을 했는데, 가운데 딸 넷은 40대 초반부터 30대 초반까지 모두 결혼을 안했습니다. 그나마 결혼 가능성 있는 셋째, 넷째 딸의 맞선을 의뢰하러 온 부모님은 한숨을 쉬었습니다.
“남부럽지 않게 잘 길렀어요. 넷 다 자기 몫은 하고 사는데..
무슨 일인지 인연을 못 만나네요...”
첫째딸과 둘째딸은 부모님 성화에 선도 많이 보고 몇 번 연애도 했다는데요. 잘 안되니까 포기하고, 부모님도 딸들 결혼이 늦어지는 것에 익숙해지고, 그게 오늘까지 온 것입니다.
또 하나, 네 자매의 우애가 정말 좋았습니다. 자매들이 친구처럼 똘똘 뭉치니까 부족할 게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니까 결혼 생각이 없어진 것이지요.
부모님이 방문했을 때 처음에는 딸이 넷이라는 말에 흥분했지만, 상황파악을 하고 나니 오히려 넷 중 한명이라도 결혼을 시키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너무 견고한 네 자매의 틈을 파고 들어가는 게 쉽지 않아 보여서였습니다.
차라리 자매 사이가 안좋아서 자기 집에 대해 미련이 없는 편이 소개하기가 쉬울 수 있고, 때론 자매들이 경쟁적으로 맞선에 열의를 보여서 좋은 결과가 있기도 합니다.
나이 들어서 싱글인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를 파악해서 중매를 해야 하는 게 제 역할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