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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서울시리즈 7일간 달군 주인공 오타니의 잊지 못할 추억

연합뉴스 입력 03.21.2024 09:35 AM 조회 422
한국행 직전 아내 SNS서 공개하고 동반 입국…선남선녀 커플로 스포트라이트 독점
개막전서 쐐기타로 성공적인 다저스 데뷔전…떠나는 날 통역 해고 돌발 상황 직면
더그아웃에서 숨 돌리는 오타니 쇼헤이

2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미국 메이저리그한국에 도착한 순간부터 엿새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았던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얼굴이 하필 서울을 떠나는 마지막 날 어둡게 변했다.

20일에서 21일로 넘어가는 우리 시간으로 새벽, 기가 막힌 소식이 미국 언론에서 터져 나온 탓이다.

다저스 구단은 보도가 나오자 오타니가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뛰던 시절부터 7년 넘게 믿고 지낸 동반자이자 통역인 미즈하라 잇페이를 불법 도박과 절도 의혹으로 서울에서 즉각 해고했다.

다저스는 물론 미국과 일본 야구계가 충격에 빠졌다. 가장 당혹스러운 사람은 오타니였다.

오타니는 서울행을 앞두고 결혼 사실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깜짝 발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15일 인천공항에 도착해 엄청난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은 오타니-다나카 부부는 한국과 미국, 일본 언론에서 서울시리즈의 아이콘이었다. 세기의 선남선녀 커플에게 축하의 인사가 쏟아졌다.

까까머리를 했던 2012년 하나마키 히가시 고등학교 재학 시절 일본 대표로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서울을 찾았던 오타니는 12년 만에 다시 서울에 온 뒤 "한국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나라 중 하나"라면서 "한국에서 다시 뛰게 돼 정말 기쁘다. 야구를 통해 한국에 돌아와서 무척 특별하다"는 소감을 남겼다.

정말 그 말대로 좋아하는 나라에서 열리는 새 팀 다저스 데뷔전을 앞두고 오타니는 모두의 관심사였던 아내를 천하에 공개하고 하늘을 찌를듯한 인기를 체감하며 특별한 나날을 보냈다.

오타니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첫 경기에서 5타수 2안타를 치고 타점 1개와 도루 1개를 남겼다.

특히 다저스가 4-2로 경기를 뒤집은 8회 마지막 타석에서 좌전 적시타를 터뜨려 다저스에서의 첫 번째 타점과 함께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안타를 치고 1루에 나가서는 더그아웃을 향해 귀여운 제스처도 선보였고, 주루 중 베이스를 밟지 않아 '누의 공과'로 주루사하는 보기 드문 실수도 했다.

오타니의 아내 다나카 씨는 다저스 유니폼 상의를 걸치고 고척돔 일반석 좌석에서 일본에서 건너온 시댁 식구들과 함께 밝은 미소로 남편을 응원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다.

국적을 떠나 지구 최고의 야구 선수인 오타니가 타석에 등장할 때마다, 그가 큼지막한 타구를 띄울 때마다 탄성이 고척돔을 가득 메웠다. 그러나 큰 포물선이 펜스를 넘기지 못하고 하강 곡선을 그릴 땐 곳곳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미국과 일본에서 활동한 마쓰자카 다이스케와 우에하라 고지와 같은 일본의 전설적인 투수는 물론 일본 야구의 명포수 후루타 아쓰야, MLB의 살아 있는 레전드이자 명예의 전당 입회자 켄 그리피 주니어 등 MLB 올스타전이 아니라면 한데 모으기 어려운 시대를 풍미한 스타들이 서울에 대거 집결한 것도 오타니 덕분이다.

한국 팬들은 오타니와 동료 빅리거의 수준 높은 실력을 직접 눈에 담아 행복했다. 축제의 주인공이자 지휘자였던 오타니는 어떤 추억을 안고 돌아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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