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5만6094대의 완성차를 팔았다. 5만7대를 판 1년 전 같은 달보다 12.2%나 판매량을 늘렸다.
미국 내 10월 완성차 판매 실적을 내놓은 업체 중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10%를 넘은 건 기아차와 일본 스바루(10.6%)뿐이다.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 판매는 0.5% 늘었고, 미국 포드와 일본 혼다는 각각 5.8%, 3.4%의 역성장을 보였다. 아직 일본 도요타,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등의 발표가 남았지만, 두 자릿수 증가율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기아차의 미국 시장 강세는 SUV가 이끌었다. 차종별로 대형 SUV 텔루라이드가 1년 전보다 판매량을 59.6% 늘리며 월간 판매 신기록을 2개월 연속 갈아 치웠다. 올해 처음 선보인 소형 SUV 셀토스도 5542대 팔려 기아차 판매량 증대에 힘을 보탰다. 두 차종을 포함한 올해 기아차 SUV의 판매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5.9%에 달했다.
미국 내 SUV 강세는 다른 회사들의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기아차와 같은 SUV 중심 전략을 앞세운 일본 스바루는 ‘아웃백’ ‘크로스트랙’ 판매를 1년 전보다 각각 45.6%, 23.5% 늘리며 전체 두 자릿수 성장률을 올렸다.
현대차는 렌터카업체 등 법인을 제외한 일반 소비자(소매) 판매 중 68%가 SUV였고, 텔루라이드와 동급 차종인 팰리세이드는 1년 전보다 판매량을 72.6% 늘렸다. 전체 판매가 5.8% 줄어든 미국 포드 역시 트럭이 6.9% 후퇴할 동안 SUV만 9.4%나 홀로 성장하며 부진을 일부 만회했다.
업계는 기아차가 내년 스포티지 신형 모델까지 갖추면 미국에서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소비지원 정책이 가시화하면서 원래도 굳건하던 SUV 수요가 신차 효과와 함께 상승효과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직은 스바루가 미국 판매 대수에서 기아차를 앞서고 있지만, 조만간 한국 업체로는 이례적으로 일본 업체를 앞설 수 있다는 기대 또한 나온다.
<출처 :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