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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도 또렷이 기억되는 차가 있다

지난 1년 동안 탄 차들을 돌아보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머릿속에 남은 기억은 무엇인가?
BMW i8

로드스터 헤일로 카로서 그 화려함이 i8 쿠페를 앞선다. i8은 처음부터 오픈톱이어야 했다. 지붕 재질을 헝겊으로 한 것은 정통성이나 고급스러움에서 당연한 처사였다. 비주얼과 성능에 만족하지만 배기음이 없어 뭐라 결론을 내릴 수 없다. 나에게 슈퍼카에서 배기음은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버튼을 눌러 i8의 지붕을 여는 과정은 옆 유리창이 올라온 후 끝난다. 오픈톱으로 달릴 때 옆 창을 내리고 타는 나에게는 지나친 친절이다.

렉서스 LC 500h

토요타 그룹 전체를 대표하는 헤일로 카로서 충분한 자질을 갖추었다. 완벽한 품질은 물론 달리는 조각품 같아, 예술 감각마저 뛰어나다. 내 선택은 성능에서 어딘가 2% 부족한 하이브리드보다 477마력의 가솔린 엔진 쪽이다. 

마세라티 르반떼 트로페오

페라리 엔진의 앙앙거리는 소리가 짜릿하다. 공간이 충분하고 운전석이 높은 SUV의 장점을 누리면서 페라리 같은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이런 SUV가 있었나 하는 생각에 그저 그런 디자인도 눈감아줄 만하다.

애스턴마틴 DB11

애스턴마틴의 주행 감각은 스포츠카의 기준을 제시하는 것 같다. 그 매력이 뚜렷해서, 애스턴마틴이 오랜 세월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럭셔리한 유럽의 그랜드 투어러를 상상할 때 애스턴마틴은 딱 들어맞는다. 소량 생산되는 차의 어설픔도 애스턴마틴에서는 찾을 수 없다. 벤츠에서 가져온 엔진은 애스턴마틴에 신뢰를 더한다. 

벤츠 E 400 카브리올레

콤팩트한 보디와 어딘가 모를 단순함이 매력인데, 벤츠 엠블럼은 확실한 믿음을 준다. 럭셔리한 분위기에 싸여 황홀한 주행감각을 누릴 수 있다. 한 대의 차에 많은 개성을 담은 가치가 돋보인다.

인피니티 QX30

멋진 디자인에 벤츠 파워트레인을 얹은 이 차를 타면 벤츠를 살 이유가 없어 보인다. 더 싼 값에 더 멋진 차를 원하는 실속파를 위한 차다. 다만 한 세대 전의 벤츠 부품이 살짝 아쉽다.


시트로엥 C4 칵투스

작지만 자동차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었다. 프랑스 차의 낭만이 넘치는데 차값이 싸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정도 값에 시트로엥만의 개성과 프랑스 차의 낭만을 즐길 수 있다면 충분히 만족스럽다. 코일스프링 양쪽으로 유압식 쿠션을 더한 서스펜션도 재밌다.

현대 팰리세이드

생각보다 커 보이지 않는 게 반갑고, 카니발보다 작은 차인 데 놀랐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현실에 부담스러운 크기다. 차는 좋은데, 마냥 권할 수만은 없었다. 팰리세이드의 인기를 보면서 고객은 좋은 차를 알아본다는 사실이 새롭다.

혼다 어코드

쏘나타가 속한 미국의 중형차 시장은 가성비가 극대화된 차들로 가득하다. 전체를 아우를 때 어코드는 디자인과 품질, 성능, 안전 등 모든 면에서 그 어느 차보다 나은 것 같았다. 물론 2등과 차이는 한 끗 차이다.


테슬라 P 100D

테슬라 S는 나온 지 오랜 시간이 지났건만 신형이 출시된다는 소식은 없다. 디자인도 벤츠 S 클래스보다는 그랜저급으로 보인다. 평범하게 생긴 4도어 세단 테슬라를 타는 재미는 급가속할 때다. 일론 머스크의 새 시대를 여는 개척 정신은 콜럼버스의 달걀을 닮았다. 배터리를 잔뜩 실어 주행거리가 길지만 비싼 차를 누가 못 만들까 싶지만, 내가 그런 차를 만들지 않고 그의 전기차가 특별하지 않다 말할 수는 없다. 미국에서는 고속도로에서 급행차로 이용할 수 있는 등 무공해차로서 많은 혜택이 테슬라의 장점으로 작용한다.

MGB 로드스터

1960년대 영국 스포츠카를 대표하는 MGB는 나의 젊은 날 드림카였다. 60년이 지난 세월에도 상태가 괜찮은 시승차는 나를 설레게 한다. 우리는 언제쯤 합법적으로, 마음 편하게 클래식카를 대할 수 있을까? 시승차는 보디 전체로 커다랗게 쓴 글씨가 무슨 취향인지, 왜 떼어내지 않는지 궁금했다.

BMW M5

일상적으로 타는 부드러운 세단과 야수 같은 스포츠카가 하나의 차에 담겼다. 언뜻 보기에 평범한 BMW 5시리즈와 다를 바 없어 가장 완벽한 ‘양의 탈을 쓴 늑대’가 아닌가 싶다. 2배의 자동차값을 치르고, 그 절반 값의 차인 양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다. 내가 이 차를 산다면 과연 도로에서 야수같이 달릴 순간이 얼마나 될까? 그래도 순간을 즐기는 소수의 오너에게 M5의 존재 가치는 명백하다.

벤츠 GLC 350e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PHEV는 항상 최고의 시스템 출력으로 달리는 것은 아니다. GLC 350의 경우 시스템 출력은 320마력인데, 배터리가 충전되었을 때 가능한 수치다. 달리다 보면 배터리가 방전되고, 211마력의 가솔린 터보 엔진만으로 달려야 한다. 2120kg을 이끄는 데 충분한 힘은 아니다. 다시 배터리에 전기를 모아야 하는 시간 동안 인내심이 필요하다. 

BMW i3

i3가 못생긴 차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주행거리가 긴 전기차들이 많아지면서 어느 순간에 성능도 뛰어난 차가 아니게 되었다. 신형이 필요한 시점이다.

<출처 : 모터 트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