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안판다고 덴마크 방문 취소.. 트럼프 도 넘은 동맹 무시

라디오코리아 | 입력 08/21/2019 13:53:59 | 수정 08/21/2019 13:5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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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팔지 않는다는 얘기에

2주도 남지 않은 덴마크 방문을 전격 취소하면서

동맹 무시가 지나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20일) 저녁 트윗으로

다음달(9월) 2∼3일로 예정돼 있던 덴마크 방문을 취소했다.

자신의 그린란드 매입 의사에 대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터무니없다'고 일축한 것을 문제 삼으며

덴마크행을 전격 연기해버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올리기 불과 몇시간 전에

칼라 샌즈 덴마크 주재 미국 대사는 트위터에

"덴마크는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

파트너이자 동맹, 친구"라며 미국과 덴마크 국기를 나란히 올렸다.

내부적으로 충분한 협의 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행을 취소해버렸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21일)도

프레데릭센 총리에게 덴마크 방문 취소 책임을 돌리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터무니없다'는 프레데릭센 총리의 언급에 대해

"형편없고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프레데릭센 총리는 내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 말하는 것이고

미국에 대해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된다"고 했다.

 

그러나 남의 나라 영토를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이에 대한 반응을 문제 삼아

열흘여밖에 남지 않는 방문 일정을 취소하는 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도 넘은 동맹 무시 행태를 보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덴마크의 경우 미국과 유럽의 안보 동맹 토대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창립국이고,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미국 주도의 국제공조에도 동참한 동맹인데,

그린란드를 팔지 않겠다는 반응을 문제 삼아

방문을 취소해버린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버락 오마바 행정부에서 덴마크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루푸스 기포드는

오늘(21일) CNN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덴마크 방문 취소에 대해

"충실한 동맹을 대접하는 방식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방문을 취소하는 건 완전히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대사 시절을 언급하며

"(내가) 덴마크 정부에 '이라크와 시리아'에 군대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고

그들이 가서 미군과 함께 싸우고 함께 목숨을 잃었다"고 강조했다.

CNN방송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덴마크가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미국 주도의 연합체에 참여해

장비와 탄약 등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덴마크행 취소 소식을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모범적 동맹에 대한 무시를 보여줬다"면서

"덴마크가 작기는 하지만 아프가니스탄부터 이라크까지

미국의 변함없는 군사동맹 역할을 해왔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오늘(21일) 트윗으로

"덴마크는 나토에 GDP(국내총생산)의 1.35%밖에 내지 않는다.

부유한 국가이고 2%를 내야 한다.

우리는 유럽을 보호해주는 데 28개 나토국 중 8개국만 2%를 낸다"고 받아쳤다.

'그린란드 논란'을 방위비 문제까지 확대한 셈이다.

 

부유한 나라로서 덴마크가 나토 방위비 분담금을 증액해야 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으로,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는 논리와 같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저런 이유로 외국 방문을 취소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월에는 전통적 우방인 영국 방문을 취소했다.

 

그는 당시 런던에 있는 미국 대사관의 이전을

'바가지 쓴 거래'라고 비난하며 오바마 전 대통령 탓을 했지만

영국 내 확산하는 반(反)트럼프 정서를 감안한 결정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석 달 뒤에는 시리아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 사건 대응을 내세워

첫 남미 순방을 취소했다.

 

올해 초에는 연방정부 업무정지 사태로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참석을 취소하기도 했다. 


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