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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종교자유 연설서 北비판 수위 낮춰

문지혜 기자 입력 07.18.2019 01:57 PM 수정 07.18.2019 01:58 PM 조회 2,410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오늘(18일) 미 국무부가 주최하는 종교자유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 중이라면서 대북비판 수위를 낮췄다.

미북 실무협상 재개가 예상보다 늦어지는 상황을 고려해 북한에 대한 자극을 피한 것일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해 행사에서는 올해와 달리 행사에 참석한 탈북자의 사연을 공개 거론하며 북한을 맹비난했다.

펜스 부통령은 오늘(18일) 미 국무부가 주최한 '종교의 자유 증진을 위한 장관급 회의' 기조연설에 나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계속 추진하는 가운데 미국은 한반도 모든 이들의 종교의 자유를 계속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북한의 종교탄압 실태를 비판하기도 했지만 직접적인 평가를 내놓기보다는 유엔 기구와 민간단체 보고서를 인용하는 형식을 선택하는 등 비판 수위를 낮추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는 "중국에서 신자들이 직면하는 도전에 비하면 북한에서 신자들이 받는 대접은 더 나쁘다"면서 "유엔난민기구(UNCHR)의 보고에 따르면 북한에서의 인권 침해는 인류에 대한 범죄이며 심각성과 규모, 본질에 있어 동시대에 유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단체) 오픈 도어스는 북한을 지난 18년간 기독교인을 가장 박해한 나라로 규정했다"면서 "북한 정권은 그들의 용어로 '(기독교인) 반동분자의 씨를 말리라'고 당국자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성경 소지도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라고 설명했다.

펜스 부통령은 북한을 거론하기에 앞서 베네수엘라와 이란, 미얀마, 중국의 종교탄압 실태를 설명하면서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비난하고 대이란 추가 제재를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과 미얀마, 이란 상황을 설명하면서는 종교탄압으로 인한 피해자와 가족의 사연을 소개하고 공개 호명하며 좌중의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지만 북한과 관련해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미북 실무협상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자극을 최소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이 펜스 부통령의 연설을 문제 삼아 협상 재개 지연에 나설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도 있어 보인다.

올해 행사에는 탈북자 주일룡 씨가 참석했으며, 그는 세계 각지의 종교탄압 피해자들과 함께 어제(17일)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하기도 했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해 행사 때는 어머니가 준 성경책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고문당했던 탈북민 지현아 씨의 사례를 공개 거론한 뒤 지 씨를 호명해 좌중의 박수를 끌어내고 북한을 맹비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오늘(18일) 같은 행사 기조연설에 나서 중국의 종교탄압을 맹공했지만, 북한에 대해서는 지난해 귀환한 미국 국적 억류자들에게서 성경 구절이 적힌 쪽지를 받았고 액자에 넣어 사무실에 뒀다는 얘기만 했다.

그는 지난해 연설에서는 북한을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6·12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 한달여 후에 열린 행사라 미북협상을 총괄하는 국무장관으로 협상의 원활한 지속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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