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학계에서 인정받던 불임전문의가 인공수정 시술을 하면서 최대 50차례나 환자 모르게 본인 정자를 사용한 사실을 뒤늦게 시인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인디애나 지역언론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인디애나 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40여 년간 불임전문의로 일하다 2009년 은퇴한 도널드 클라인 박사(79)는 어제(14일) 인디애나폴리스의 마리온 카운티 법원에서 공무집행방해 등 2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클라인 박사는 30~40년 전 환자들에게 자신의 정자를 '익명의 기증자'의 것으로 속이고 시술한 사실을 인정했으나, 인디애나 주법상 불임전문의가 자신의 정자를 인공수정 시술에 사용하는 것이 금지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처벌받지 않았다.
다만, 그는 전 환자 자녀들의 고소장을 접수한 검찰 조사에서 사실을 부인하고 거짓 진술을 한 혐의로 기소돼 각 혐의당 최대 징역 3년형에 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법원은 클라인 박사가 과거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있고, 현재 80세를 앞둔 고령이라는 점을 감안해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전 환자와 환자 가족들은 클라인 박사가 환자들을 기만했고, 가족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다며 법원의 선처에 반발하고 있다.
검찰은 클라인 박사가 환자의 신뢰를 받는 자신의 위치를 남용했으며, 그의 무모한 행동은 해당 가족들에게 세대를 넘어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클라인 박사의 환자에게서 태어난 매튜 화이트(35) 등이 유전자(DNA) 검사를 통해 생물학적 형제·자매 관계를 확인하고 2014년 인디애나 주 검찰총장에게 조사를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의 친자 확인 검사 결과, 클라인 박사는 전 환자들의 자녀 가운데 최소 2명의 생물학적 아버지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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