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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家 분쟁, 소송전까지 갈 듯…신격호 건강 논란 재점화

안성일 입력 08.03.2015 04:58 AM 조회 409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넘어 소송전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해임지시서'와 '임명장'의 법적 효력이 있느냐 여부가 관건이다. 

이는 해당 지시서를 작성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상태가 정상이냐는 것과도 연관되면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상태 논란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결판? 법적 공방까지 갈 가능성 크다

3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이번 분쟁은 양측의 극적인 합의가 아닌 주총 표대결까지 갈 경우 주총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패한 쪽에서 법정싸움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은 만약 패할 경우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시서를 근거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를 독단적으로 차지했다는 식으로 소송을 걸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신동빈 회장측과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공개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육성 등이 자극적인 폭로라며 법적 소송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지켜봤을 때 주총에서 주주들의 표대결에서 졌다고 깨끗하게 승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게다가 이번에는 이미 진흙탕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법정 공방전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법정 공방으로 간다면 '신격호 지시서'가 효력을 가지는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법조계에서는 해당 지시서에 대해 효력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기업 오너의 지시서라도 이사회나 주주총회 결의가 없었다면 효력을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다.

한 변호사는 "과거 롯데그룹이 어떻게 운영됐는지의 문제와는 별개"라며 "그룹내에서는 통용됐더라고 해도 법률적인 효력을 따지면 이사회 등 정상적인 절차가 없는 해임지시서는 효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이 승리할 경우 법적공방으로 가게 되더라도 신동빈 회장쪽이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해임지시서', 주주총회에서 영향력 발휘할까

하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의 해임지시서가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만약 신동주 전 부회장이 공개한 대로 이번 사태가 올해초부터 진행된 '신동빈의 쿠데타'라면 신동빈 회장은 정통성을 잃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동안 부친의 뜻과 관계없이 경영능력이 없는 형이 친족들과 짜고 만든 일이라는 주장에 근거가 사라진다.

이에 롯데홀딩스 주주들 중 상당수가 등을 돌릴 수도 있다. 현재 신동빈 회장은 최소 과반수 이상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신동주 전 부회장은 3분의2가 자신들의 편이라고 주장하는 등 주총 표대결의 향방은 전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한표라도 아쉬운 상황에서 해임지시서와 신격호 총괄회장 육성 공개 등은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는 뼈아픈 일이다. 그동안 자신의 편이라고 생각했던 주주들 중에 이탈표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동빈 회장측과 롯데그룹은 해당 지시서와 육성 녹음 등이 외부와 차단된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신빙성이 없다는 주장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까지 현장을 다니면서 경영활동을 하는 등 건강에 이상이 없다던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해 고령으로 판단력이 흐려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흘리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지난 2일 오후 롯데호텔 집무실에서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후계자가 아니라고 입장발표하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이날 촬영해 방송에 제공한 동영상에서 신 총괄회장은 "둘째 아들 신동빈을 한국과 일본 롯데 대표로 임명한 적이 없습니다"고 말했다. (MBC화면 캡쳐) 2015.8.3/뉴스1 © News1 변지은 인턴기자 ◇'육성 공개' 후 다시 불거진 신격호 총괄회장 건강 논란

지시서 등이 법적으로는 효력이 없다고는 해도 신동빈 회장의 정통성 문제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상태가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특히 신격호 총괄회장의 영상이 공개된 후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한쪽에서는 분명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일부에서는 내용을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다는 의견도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영상에서 카메라를 한차례도 응시하지 않고 시선을 아래로 향한 채 아래에 놓인 종이를 읽었다. 한국어로 말하긴 했지만 써놓은 내용을 읽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

게다가 한국에는 롯데홀딩스라는 회사가 없음에도 '한국 롯데홀딩스'를 언급했다. 일본 롯데홀딩스를 잘못 읽은 것으로 파악된다. 게다가 신동빈 회장을 한국 롯데 회장으로 임명한 적이 없다는 내용도 있다. 신동빈 회장이 회장으로 오른 것은 2011년이다. 4년전 일을 이제서야 모른다고 말하는 것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은 부친의 건강이 이상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 영상을 공개한 것"이라며 "분명 외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건강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롯데그룹의 주장인 판단력이 흐려지고 있다는 것을 불식시킬 정도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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