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50대 싱글여성은 남성과 연애하면서 서로의 집을 오가는 사이로 발전했다. 그와 밤을 같이 보내고 있는데,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한다. 너무 좋아서? 아니다. 한 침대에서 다른 사람과 같이 자는 게 너무 불편하다는 것이다.
많은 통계에서 여성들이 남성보다 결혼 의향이 적은 걸로 나타나고 있다. 그 이유로 출산에 대한 부담, 경력단절 등이 꼽힌다.
그런데 여성들이 결혼을 포기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글로벌 매칭 플랫폼 커플닷넷은 싱글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결혼을 포기하게 되는 이유를 설문조사했다.
그 결과, 독신생활의 편리함 때문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2위는 이상형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 3위는 출산과 양육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나이가 많아서, 자신감이 없어서 등의 의견도 있었다.
여성들이 결혼을 포기하는 것은 사회구조적 문제도 있지만, 독신의 편리함이 이보다 더 큰 이유라는 게 흥미로운 결과이다. 혼자 사는 생활에 익숙해지면 옆에 누가 있는 게 어색하고 불편해진다. 그래서 계속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습관이 생각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도 함께 자는 게 불편한데, 나중에 결혼해서 싸워도 한 침대에 자야 하는 걸 생각하면 벌써부터 답답해요.”
그녀에게 결혼은 익숙한 생활방식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변화이고, 이런 생각을 갖는 한 이성을 만나기 어렵다. 이게 바로 독신의 함정이다.
그러나 혼자 사는 편리함과 자유로움이 외로움과 두려움으로 바뀌는 시기가 언젠가는 온다.
주로 노화, 무기력, 만날 사람이 줄어드는 것 등을 느낄 때이다.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결혼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면 하겠다는 독신자들이 많지만, 나이가 들면 그런 만남 자체가 줄어든다. 또 둘이 만나 행복할 수 있다는 확신은 독신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점점 갖기 힘들어진다.
삶의 방식은 다양하고, 자신의 가치관에 맞게 사는 게 좋다. 단, 혼자 살기로 결심했을 때는 인생이 늘 젊지만은 않고, 늙고 병들었을 때도 생각해서 판단해야 한다.
이웅진(결혼정보회사 선우 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