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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고뇌…국민 74% "동맹 해친다면 이란보복 반대"

연합뉴스 입력 04.17.2024 09:03 AM 조회 144
확전·안보 진퇴양난에 싸늘한 여론까지 변수 돌출
"해외 군사자산·국내상징·해킹·암살 등 보복 4종 검토"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주말 이란의 첫 영토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이 보복을 천명한 뒤 대응을 놓고 고심하는 가운데, 이스라엘 국민 중 약 4분의 3이 동맹과의 관계를 해친다면 보복에 반대한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히브리대학교가 이스라엘 성인 남녀 1천4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 중 74%가 "이스라엘과 동맹국의 안보 동맹을 악화할 경우 보복 공격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반면 나머지 26%는 동맹국과의 관계를 해치더라도 공격에 찬성한다고 했다.

아울러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6%는 "지속 가능한 방위 체계를 보장하기 위해 이스라엘이 동맹국의 정치적, 군사적 요구에 긍정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59%는 이란의 공격에 대응해 이스라엘이 미국과 앞으로의 안보 조치를 조율해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1일 시리아 주재 이란영사관이 폭격받아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간부 등이 숨진 사건을 이스라엘의 소행으로 지목한 이란은 지난 13일 밤부터 수 시간 동안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무인기)과 미사일 300여기를 발사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대이란 보복조치를 두고 국내 여론도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나 여러 대응 선택지를 놓고 저울질하는 이스라엘 지도부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익명의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지도부가 앞으로 비슷한 공격을 억지하면서 동맹국 미국을 달래고 전면전을 피해야 한다는 여러 전략적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선택지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이 한 국가에서 상대방 국가 영토로의 직접적 공격은 피한다는, 그간 양국 간에 있었던 암묵적 규칙을 바꿔놓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조치를 결정하는 이스라엘의 계산법도 바뀌었다고 이들 당국자는 말했다.

일부 이스라엘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란이 제3국에 있는 이란의 이익을 공격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이스라엘 영토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기를 원치 않는다고 한다.

이들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여전히 전쟁을 치르고 있고 이란의 대리 세력과 국경 지역에서 소규모 접전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이란과의 대규모 충돌을 원하지도 않고 감당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 당국자는 이스라엘 전시내각 멤버들이 이란에 지난 주말 공격이 조용히 지나갈 만한 것이 아니라는 확실한 메시지를 보낼만한 정도로 큰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이 선택지가 대규모 확전을 촉발할만한 정도로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 이스라엘 전시내각이 고려하고 있는 선택지는 크게 네 가지다. 그러나 각기 단점이 있어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먼저 시리아 등 이란 외부에 있는 이슬람 혁명수비대 기지와 같은 목표물을 공습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이란은 이스라엘의 영토를 직접 공격했지만, 이스라엘은 외부를 공습해 대칭성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두 번째는 이란 국내의 상징적인 목표물을 타격하는 방안인데, 이는 미국과의 협의가 필요하고 이에 반대하는 미국인들을 화나게 할 위험이 있다.

세 번째는 이란의 기반 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는 방법인데, 이 경우는 이스라엘의 사이버 역량이 너무 이르게 노출될 우려가 있으며 이란의 대규모 공습에 대한 동일한 보복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마지막은 정보기관 모사드에 의한 표적 암살과 같은 이란 내부에서의 소규모 공격을 가속하는 방안이다. 다만 이란은 이 같은 소규모 공격을 자신들의 행위라고 인정하지 않으므로, 공개적인 성격을 띠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과 맞지 않는다는 점이 지적된다.

그 외에도 이스라엘이 지역·국제적 동맹을 활용하거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이란을 보이콧 하는 등 외교적 행보에 나서고, 대신 군사 보복을 하지 않는 선택지도 있다고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전했다.



테헤란에서 미사일 그려진 현수막 앞 지나는 여성 [AFP=연합뉴스]



이 같은 여러 선택지가 제시되는 가운데 이스라엘 전시내각은 아직 어떤 대응을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전시내각 5명이 안보 당국자들과 함께 두 시간 동안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다음 날 다시 회의하기로 했다.

설상가상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야당 국민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 요하브 갈란트 국방장관 등 전시내각 지도부 3인방 사이 갈등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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